등록 : 2006.09.24 19:10
수정 : 2006.09.25 02:23
주동황 방송위 위원 사퇴…‘위장전입’ 보도설 나돌아
주동황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이 23일 “일부 신문들이 악의적으로 표적 취재를 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갑자기 사퇴했다. 임명된 지 2개월여 만이다.
주 위원은 ‘사퇴의 변’이라는 이름을 붙인 보도자료에서 “최근 일부 신문들이 제 주변과 신상을 뒤지면서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표적 취재를 하고 있다는 소문들을 접했다”며 “이런 소문들의 확산이 방송위원으로서 직무 수행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방송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사임한다”고 밝혔다. 광운대 영상미디어학부 교수인 주 위원은 전체 9명의 방송위원 가운데 열린우리당 몫으로 추천됐으며, 언론개혁 시민연대에서 활동했다.
최근 방송계 안팎에선 <동아일보> 등이 주 위원의 위장전입 의혹을 취재해 곧 보도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주 위원은 방송위원 취임 뒤 공직자 재산 등록을 하면서, 강원도 춘천시 동면 만천리에 있는 약 1천평의 밭을 5억700만원에 신고했다. 주 위원은 지난해 9월 이 밭을 사기에 앞서 주소지를 춘천으로 옮겼으나, 이곳에선 거의 살지 않았다. 현행 농지개혁법은 농민이 아닌 사람이 농지를 매입하려면 그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기고 6개월 이상 거주하도록 돼 있다. 주 위원은 사퇴 표명 이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있다.
한 방송위원은 “일부 신문이 주 위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취재하다가 얘기가 약한 것으로 나타나자, 다시 논문 검증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동아일보는 이달 초 신태섭 한국방송 이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신 이사는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의 연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나온 정치적 목적의 표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동의대 광고홍보학부 교수인 신 이사는 민주언론 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한편, 동아일보 쪽은 “주 위원의 부동산과 논문에 대한 소문을 듣고 검증을 검토했지만 아직 본격 취재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또 신 교수 등이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표적 취재라고 주장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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