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망 점용료 30억원 감당하기 어렵다"
수도권 지상파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사업자들이 점용료 부담 때문에 지하철 서비스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하철의 지상파DMB 서비스는 시작된 지 3개월여 만에 위기에 놓였으나 실제로 서비스를 중단할지는 미지수다. 수도권 지상파DMB사업자의 의사결정기구인 지상파DMB특별위원회(위원장 조순용)는 27일 "지하철 사업자들이 제시한 수준의 지하철 중계망 점용료(지하철 시설 점유에 따른 이용료)를 지급할 수 없어 지하철 서비스를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서울메트로에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상파DMB특위 김윤섭 사무국장은 "서울메트로(1~4호선)가 제시한 점용료를 도시철도공사(5~8호선)와 철도공사 등에 적용할 경우 6개 사업자는 연간 30억원을 내야 한다"면서 "하지만 내년 예상 매출액은 60억원에 불과해 지하철 음영지역 해소에만 매출액의 절반을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윤섭 사무국장은 "서울메트로 측에서 지상파DMB사업자의 수익성을 감안해 점용료를 이동통신사나 위성DMB보다 낮추는 노력을 했지만 현재의 수익구조로는 점용료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상파DMB의 지하철 음영지역 해소는 서비스 활성화의 핵심이었으나 중계망 구축과정도 순탄치 못했던 데다 '점용료'란 복병을 만난 것.지난해 8월 지상파DMB사업자와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는 합의를 통해 지하 중계망 구축 재원을 단말기 판매수익금(대당 3천원, 협찬고지나 로고 사용료 등의 형태)으로 부담키로 하고 무료 서비스 원칙 유지를 결정한 바 있다. 이 결정에 따라 288억원을 들여 수도권의 지하철 중계망을 구축했고 이중 절반 정도를 방송사가 우선 지급했으며 6월7일부터 수도권 지하철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상파DMB특위는 유일한 수익원인 광고 매출은 사업자당 월 2천만원 안팎으로 6개 사업자의 올해 매출액은 모두 20억원에 불과하고, 내년 매출액도 낙관적으로 전망할 경우 6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점용료를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설투자에 288억원을 투입했고 점용료도 협상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지하철 구간 서비스 중단이라는 파국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계 관계자는 "지상파DMB사업자가 점용료를 고려하지 않고 중계망 구축에 나선 것은 잘못"이라며 "하지만 점용료는 공익 서비스의 경우 할인 혜택 등이 있고 이미 중계망이 구축됐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DMB특위는 지상파DMB가 무료 보편적 서비스이고 국책사업이라는 점을 들어 조만간 방송위원회 등에 공공시설 운영주체가 공시청 설비를 제공하록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