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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09 15:55 수정 : 2006.11.09 17:59

노회찬 의원.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자신 홈페이지에 “불쌍한 것은 국민들이다” 글 올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문화일보 소설 ‘강안남자’를 둘러싼 공방에 합류했다.

노 의원은 8일 자신의 홈페이지의 ‘난중일기’ 코너에 “불쌍한 것은 국민들이다”라는 글을 올려, ‘강안 남자’를 놓고 벌어지는 청와대와 문화일보간의 공방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노 의원은 “문화일보 애독자이지만 그 신문 연재소설은 읽지 않는다”며 읽지 않는 이유로 “문학작품이라 하기엔 예술성이 너무 없어 보이고 단지 성적 관심사를 집중시키기 위해 소설의 형식을 빈 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 “문화일보 애독자이지만 ‘강안남자’ 수준 낮아 안봐…외설성 공감”

노 의원은 글에서 문화일보 간부를 만나면 “일간지에 이런 글이 연재되는 것은 신문의 위상에도 맞지 않고 알찬 기사와 평론이 아니라 선정적 잡문으로 독자를 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꼭 전하고 싶었다”며, ‘소설의 외설성 지적’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강안 남자’의 외설성과 별개로, 청와대가 이를 이유로 ‘문화일보 절독’을 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노 의원은 “표현의 자유는 점점 넓게 인정되어 왔다. 재판정에서 문학이냐 외설이냐를 다투며 내려졌던 판결들이 후대의 웃음거리가 된 예는 또 얼마나 많았던가”라고 되물으며 ‘시민사회의 양식과 문학 예술 차원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피력했다.

노 의원은 “청와대에서 이 소설의 선정성을 이유로 신문구독을 중단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의 공식적인 말과 행위는 국가통치의 일부를 이룬다. 신문 연재소설 하나에 대한 선정성 규탄이 국가통치행위가 되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노 의원은 “대통령은 정계개편에 몰두하고 비서실은 연재소설 하나를 갖고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그들이 통치하는 나라에서 못살겠다며 자살하는 사람이 세계 1위인데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불쌍한 것은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하는 국민들”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노 의원 지지자 “난 문화일보 싫어하지만, 선정성 심의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노 의원의 “불쌍한 것은 국민들이다”라는 글이 실린 노 의원 홈페이지에는 댓글이 따라붙었다. 노 의원을 지지한다는 ‘서민’이라는 아이디의 시민은 “문화일보의 애독자이지만 강안남자를 읽지 않는다”고 밝힌 노 의원과 달리 “문화일보의 논조를 싫어하고 잘 읽지도 않지만 강안남자를 무의식적으로 보는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서민’은 “문화일보는 강안남자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폐간되어도 마땅한데도 자꾸 강안남자를 보게 된다.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논할 정도가 아니고 포르노 사이트에 걸맞는 소설”이라며 “노 의원이 읽지 않아서 잘 모르시겠다면 사모님과 함께 읽어 보시고 정청래의 의원님의 문화일보 폐간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꼭 토론해보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포르노 사이트를 기웃거리지 않지만 사무실에 배달되는 문화일보는 보게 된다”며 “언론자유라는 것으로 강안남자가 보호받아야 한다면 영화나 방송의 선정성을 심의하는 일은 무엇 때문에 하는지 답해야 한다”고 적었다. 노 의원을 지지한다는 ‘서민’은 문화일보 절독에 대해 노 의원과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문화일보를 보지 않는 것은 분명히 중요한 통치행위”이지만 “(강안남자를 이유로 한 문화일보 절독은) 노무현정부가 잘한 일 중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루에도 몇명씩 자살하는 이유는 못먹고 못 살아서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노회찬 의원님이나 제가 꿈꾸는 사회는 단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아니고 평등하고 합리적이고 약간은 도덕적인 사회일 것입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노 의원 “언론의 자유는 포괄적 의미이고 소설이 괜찮다는 애기는 아니다”

노회찬 의원은 9일 오후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서민’이라는 누리꾼의 지적에 대해 “제가 글에서 언론의 자유를 이야기한 것은 포괄적 의미이고 소설이 괜찮다는 애기는 아니다”라며 “다만 사법적 처리보다 시민사회의 합의에 따른 처리가 좋다는 얘기를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나쁜 중독성은 중단시켜야 한다. 이 소설이 신문에 실리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검찰 수사에 맡기는 것이나 청와대가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9일 배달된 문화일보는 2면에 박스기사로 노회찬 의원이 ‘문화일보 절독’한 청와대를 비판한 기사를 사진과 함께 실었다. 이 기사는 “국가통치기구가 신문소설 규탄이나 하고/‘선정성 여부’ 독자에게 맡기라는 게 역사 교훈/북핵 와중 소설갖고 ‘작전’…국민만 불쌍”이라는 노 의원의 주장을 요약한 제목을 달고 편집되었다.

강안남자 ‘비독자들’, “강안남자 안본다. 그렇지만 ‘표현자유’ 지켜져야”
강안남자 ‘독자들’, ‘포르노성 소설’ 즉각 중단돼야

문화일보 강안남자의 캡처 화면.
<문화일보> ‘강안남자’를 둘러싼 공방에서 흥미로운 것은 ‘강안남자’의 독자와 비독자들이 ‘강안남자’ 다른 반응을 보이는 점이다.

‘문화일보 애독자’이지만 ‘강안남자’를 보지 않는다는 노 의원이나, “‘강안 남자’보다는 나른한 식후(食後)의 토막 잠을 더 즐긴다”고 밝힌 동아일보 황호택 논설위원은 ‘강안남자’에 대한 법적 규제가 불필요하고 독자나 문학예술계의 판단에 맡길 일이라는 입장을 택했다.

하지만, <문화일보>의 논조에 대한 찬동 여부를 떠나서 ‘강안남자’의 독자라고 밝힌 사람들은 앞서 두 유명 ‘비독자’들과 견해를 달리했다.

노 의원 글에 댓글을 단 ‘서민’이란 누리꾼은 “문화일보의 강안남자는 중독성이 있어 자꾸 보게 된다.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논할 정도가 아니고 포르노 사이트에 걸맞은 소설”이라고 ‘독서평’을 올렸다.

황호택 논설위원의 칼럼에 댓글을 단 누리꾼 ‘산들바람’도 “그게 온 국민이 보는 일간 신문에 연재될 내용인지. 중고생 아이들 걱정되서 문화일보 끊은지 1년 됐는데, 아직도 그 소설이 연재되고 있다니...”고 개탄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자료1] 노회찬 의원 홈페이지‘난중일기’코너에 실린 글

“불쌍한 것은 국민들이다” 11월 8일(수) 흐림

나는 문화일보 애독자이기도 하지만 그 신문의 연재소설은 읽지 않는다. 작가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문학작품이라 하기엔 예술성이 너무 없어 보이고 단지 성적 관심사를 집중시키기 위해 소설의 형식을 빈 글이 아닌가 생각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법사위원들과의 환담자리에서 이 소설의 외설성이 <즐거운 화제>가 되었을 때도 <권세와 위엄>이 있는 양반들도 이런 류의 글을 즐겨 읽는구나 하는 딱한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문화일보 간부를 만나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말하고 싶었다. 전국적 중요 일간지 지면에 이런 글이 연재되는 것은 신문의 위상에도 맞지 않고 알찬 기사와 평론이 아니라 선정적 잡문으로 독자를 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꼭 전하고 싶었다. 소설 장길산을 일간지 연재소설로 반갑게 읽어내고 신문에 월간 시평, 소설평이 실리는 날을 기다렸던 독자로서 특히 그러하였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일부 법사위원들이 이 소설의 외설성을 규탄했을 때도 나는 그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소설에 대한 위법성 제기에 난감해 하던 임채진 서울 중앙지검 검사장의 표정이나 거듭된 수사촉구에도 불구하고 끝내 명확한 언질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 역시 충분히 이해되었다.

사실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표현의 자유는 점점 넓게 인정되어 오지 않았는가? 재판정에서 문학이냐 외설이냐를 다투며 내려졌던 판결들이 후대의 웃음거리가 된 예는 또 얼마나 많았던가. 수많은 비용을 들이며 진행된 역사에서 우리가 찾은 교훈은 이런 류의 문제는 법정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양식과 문학 예술 차원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아니었나.

청와대에서 이 소설의 선정성을 이유로 신문구독을 중단했다는 소식은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다. 청와대 비서실의 공식적인 말과 행위는 국가통치의 일부를 이룬다. 신문 연재소설 하나에 대한 선정성 규탄이 국가통치행위가 되어야 하는가. 이 나라가 지금 그렇게도 한가한 상황인가. 시민사회에 맡겨야 할 일에 최고 권부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는 일도 꼴불견이거니와 청와대의 구독중단을 통해 시민사회의 여론을 조성해보겠다는 의도는 금도를 한참 넘어선 게 아닌가.

그동안 청와대와 대통령이 일부 언론들의 과도하고 부당한 공격으로 받아온 고통은 이해할만도 하다. 그러나 그렇다하더라도 통치권력이 언론을 맞상대로 한 잦은 제소와 고발행위는 적절치도 않을뿐더러 자신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대응방식이었다. 신문은 몰라도 방송에선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유리한 환경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통치>는 잘했는데 <홍보>가 잘못되어서 문제라는 인식 역시 잘못된 <언론관>의 소치 아닌가.

민주노동당은 최근 어느 신문 사설로부터 <위성정당> 운운 하는 <언어폭력>까지 당한바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이 꼭 <폭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당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와 장래의 제대로 된 활동을 통해 극복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더군다나 통치권력의 행위는 정당의 정치행위에 비해서도 더욱 진중한 접근태도가 요구되는 것 아닌가.

청와대의 신문구독중단 행위가가 문제 되는 것은 현정권의 고질적인 유아적 언론 대응방식 때문만이 아니다. 북핵사태 이후 한반도에 미증유의 새로운 정세가 엄습하고 있는데 통치권자는 도대체 무얼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군사적 대립이 격화 되면 가장 큰 피해지역이 될 것이 분명한데도 이러한 특수당사자로서 발언권을 전혀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대사와 미국무성, 국방성 고위관료들이 전례없는 내정간섭성 발언과 압력을 행사하는데도 못들은척 일언반구도 없다. 긴장이 고조되고 국민이 불안해 하는데도 상황을 타개할 적극적 해결책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다는 일이 대통령은 정계개편에 몰두하고 비서실은 연재소설 하나를 갖고 <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들이 통치하는 나라에서 못살겠다며 자살하는 사람이 세계 1위인데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불쌍한 것은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하는 국민들이다.

[자료2] 노회찬 의원 글에 달린 댓글(글쓴이 ‘서민’)

문화일보의 논조를 싫어하고 잘 읽지도 않지만 강안남자를 무의식적으로 보는 남자입니다. 평소 노회찬 의원님을 좋아하는 한사람으로 오늘 이글을 읽고 꼭 한번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자판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제 안사람은 여성운동가는 아니지만 지극히 남성 중심적인 사회구조에 몸서리치는 사람입니다. 특히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여성에 대해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실상 대부분의 정치행위들이 남성중심적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의 작지만 소중한 것은 정치인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언론에 잘 타는 주제만 가지고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라도요).

문화일보의 강안남자는 중독성이 있습니다. 정말 문화일보는 강안남자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폐간 되어도 마땅한 신문임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강안남자를 보게 됩니다. '이러면 안되는 데'를 되네이면서도 남이 볼까봐 조심하면서도 강안남자를 자꾸 보게 됩니다.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논할 정도가 아니고 포르노 사이트에 걸맞는 소설입니다 (노의원님이 읽지 않아서 잘 모르시겠다면 사모님과 함께 읽어 보시고 정청래의 의원님의 문화일보 폐간 주장이 맞는 지 틀리는 지를 꼭 토론해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토론 결과를 알려주신다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포르노 사이트를 기웃거리지 않지만 사무실에 배달되는 문화일보는 보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나 제 안사람이 안다면 정말 창피한 일이지만 사무실에 뒹글러 다니는 문화일보는 정말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혹입니다.

언론자유라는 것으로 강안남자가 보호받아야 한다면 영화나 방송의 선정성을 심의하는 일은 무엇때문에 하는지 답해주셔야 합니다. 얼마전 바다이야기가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이유로 마찬가지로 문화일보와 강안남자에 대해 세심히 심의하고 강력히 경고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국민들은 시민사회가 하기전에 정부가 알아서 해주기를 지금까지 요구하지 않았던 가요?

강안남자 때문에 청와대에서 문화일보를 보지않는 것은 분명히 중요한 통치행위입니다. 제 안사람의 기준으로 이야기 한다면 노무현정부가 잘한 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어찌보면 북핵은 우리 서민들에게 남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성교육문제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국회에서 무어라고 이야기해도 북핵보다 우리아이들 문제가 더 큰 문제입니다.

하루에도 몇명씩 자살하는 이유는 못먹고 못살아서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노회찬의원님이나 제가 꿈꾸는 사회는 단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아니고 평등하고 합리적이고 약간은 도덕적인 사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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