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09 18:54
수정 : 2006.11.09 23:10
|
<한국방송> 정연주 전 사장이 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6층에서 열린 한국방송 사장 선정을 위한 이사회의 면접을 마친 뒤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회의실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방송 노조 조합원 20여명이 정 전 사장의 회의실 진입을 막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
한나라 추천이사 사퇴 … 노조 법적대응 뜻
<한국방송> 이사회(이사장 김금수)는 9일 서울 한 호텔에서 이사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과 김인규 전 보도국장, 이형모 전 부사장 등 새 사장후보 공모 지원자 13명을 면접한 뒤 정 전 사장을 3년 임기의 새 사장후보로 뽑았다.
이사회 대변인인 이기욱 이사는 “정 전 사장이 경영능력, 공영방송 비전 제시 등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그를 10일 중 대통령한테 임명제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추천 이사인 방석호·추광영 이사는 이날 5차례에 걸친 표결에 모두 참여했으나, 정 전 사장이 과반수 득표를 한 뒤 이사직을 사퇴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정씨를 다시 사장에 앉히려는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방송을 정권 연장의 도구로 전락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한국방송 노조(조합장 진종철)는 “이사회가 사장추천위원회를 정상화시키지 않고 사장후보 선정을 강행했다”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 검토 뜻을 밝혔다. 앞서 사장추천위원회는 후보자 추천 배수를 둘러싸고 이사회와 노조가 갈등하던 끝에 일부 추천위원들이 사퇴하면서 정상 가동되지 않았다. 이사회는 이에 지원자들을 일일이 면접해 단일 후보를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허미경 남은주 기자
carmen@hani.co.kr
|
■ 이기욱 KBS 이사 일문일답
KBS 이사회 대변인인 이기욱 이사는 9일 정연주 전 KBS사장을 차기 KBS 사장으로 임명 제청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공영방송에 대한 비전 제시와 철학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지난 3년간의 경험이 공영방송을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사회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정 전 사장이 제출한 경영계획서와 재임 시절의 실적을 면밀하게 평가한 끝에 정 전 사장을 KBS 사장으로 임명 제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이사와의 일문일답.
--사장 후보 임명 제청의 기준은.
▲공공성, 독립성, 전문성, 경영능력, 리더십, 도덕성 등을 고루 살폈다.
--정 전 사장을 최종 후보로 임명 제청하기로 한 이유는.
▲공영방송에 대한 비전 제시와 철학을 높이 평가했다. 외부의 부당한 압력과 간섭으로부터의 독립의지가 높고, 방송에 대한 의지와 공영방송 재원 개선에 대한 이해와 의지가 남달랐다. 또한 취임 후 권위주의적인 조직을 자율성과 독창성을 갖춘 조직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에서 사장 후보를 선임했는데.
▲사추위가 원만히 운영되지 않았다. 사장 후임 문제를 논의한 지 2개월이나 흘러 업무 공백이 장기화됐다. 법적으로도 정 전 사장이 사표를 낸 후 한 달 이내에 후임 사장을 뽑아야 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
--오늘 결과에 반발해 두 명의 이사가 사퇴했는데.
▲나는 모르는 소리다. 투표 과정에서 특별히 격론이 오가거나 한 것은 없었으며 모든 절차도 공정하고 정당하게 진행됐다.
--어떤 식으로 투표가 진행됐나. 5차례 투표한 것은 초기에 과반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가.
▲과반수 문제 때문이 아니라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투표 횟수가 늘어난 것이다. 처음에 각 이사들이 후보를 2명씩 써 내 대상자 수를 줄여갔다. 5번째 최종 투표에서는 2명으로 압축했다.
--최종 후보 2명은 누구였나.
▲밝히기 곤란하다.
--정 전 사장의 임명 제청은 언제 하나.
▲내일 곧바로 할 것이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서울=연합뉴스)
|
|
|
|
■ KBS 사장 선임 관련 주요 일지
KBS 이사회는 9일 사장 후보 13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고 표결을 거쳐 정연주 후보를 대통령에게 차기 사장으로 임명제청하기로 의결했다. 다음은 사장 선임 관련 주요 일지.
▲6.30 = 정연주 KBS 사장 임기 만료 ▲8.3 = 방송위원회, KBS 이사 선임 ▲9.4 = KBS 새 이사회, 대통령 임명장 받고 활동 개시 KBS 이사회, 이사장에 김금수 전 노사정위원장 선출 ▲9.11 = KBS 이사회, 정연주 사장 후임 선임에 국민공모방식 도입하기로 결정 ▲9.18 = KBS 이사회,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 구성키로 결정 ▲9.19 = KBS 노조, 사추위원 구성 관련 조건부 파업 결의 ▲9.21 = KBS 이사회, 사추위에 노조원 배제 결정 ▲9.22 = KBS 노조, 27일 오전 총파업 돌입 결정 ▲9.26 = 정연주 사장 사장직 사퇴, KBS 사장 공모 서류 제출 사장 공모에 13명 지원 노조, 파업 돌입 일단 유보 ▲10.13 = KBS 이사회, 사추위원 구성 완료(사원대표 몫은 전국언론노조 파견자로 합의) ▲10.16 = KBS 노조, 사원대표 몫 사추위원 최종 확정 ▲10.23 = 지금종 KBS 사추위원 전격 사퇴 ▲10.25 = KBS 이사회, 사추위가 11월9일까지 사장 후보를 추천하지 못할 경우 이사회에서 직접 KBS 사장 후보를 임명제청하기로 결의 ▲11.7 = 사추위 정족수 미달로 면접 무산, 사실상 활동 종료 ▲11.9 = KBS 이사회, 면접 실시한 뒤 표결 거쳐 정연주 후보를 사장으로 임명제청하기로 의결
|
|
|
정 열 김영현 기자
passi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 열 김영현 기자
passion@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