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12.24 21:35 수정 : 2006.12.26 17:34

하니바람성장센터

“한겨레가 이럴 수 있습니까? 나는 주주 탈퇴할랍니다.” 지난 6일 오후 한겨레 주주센터에 한 중년 신사가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한겨레 창간 때 은행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설레는 맘으로 주식 200주를 샀다는 김영진(가명·58) 주주님이었습니다.

지난 11월21일치 <한겨레> 1면 머릿기사로 실린 “이명박 왜 지지? 능력·경제 때문” 기사를 보고 본사에 와 따져야겠다고 결심했답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라지만 굳이 한겨레까지 이명박씨를 띄우는 것 같은 기사를 크게 쓸 필요가 있었느냐? 이젠 신문도 끊고 주식도 물러달라”며 2시간 넘도록 평소 한겨레에 가졌던 서운함까지 쏟아놓으셨습니다. 이에 김난희 주주센터팀장은 이 기사는 독자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가 될 만큼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대선 후보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을 여과 없이 전달하고자 한 점을 설명드렸습니다. 또한 최근 ‘여성 재소자 성폭력 사건’ 특종과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원인 추적 보도‘ 특종 등 계속 한겨레만의 기사들을 선보이고 있어 각종 언론상을 휩쓸고 있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다행히 그 주주님은 차차 흥분을 가라앉히고 주주탈퇴 요구를 거두셨을 뿐 아니라 더 잘하라는 격려의 말씀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하루에도 수십수백 통에 이르는 주주·독자님의 전화와 이메일 등을 받습니다. 주로 ‘왜 이런 건 보도 안 해 주냐?’와 ‘논조가 맘에 안 든다’는 등 신문에 대한 불만과 질타의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한겨레를 사랑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그것은 더 잘하라는 애정 어린 지적이라고 저흰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로 신문을 끊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겨레와의 인연이 끊어지는 순간 입니다. 많은 주주·독자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때론 ‘믿음을 갖고 넓은 맘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부부간에도 의견이 다를 수 있듯 한겨레신문의 모든 기사가 개별 주주·독자님들의 마음에 들거나 생각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드문 일이긴 하지만, 한겨레 주주센터에서는 애정이 큰 나머지 너무 심한 말씀을 하시거나 “주식을 돌려주겠다” 등의 요구까지 해오시는 분들도 만나게 됩니다.

한겨레가 모든 것을 잘 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공정하고 정확한 기사, 균형있고 객관적인 기사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주주·독자님들의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일 뿐 아니라 서로 소통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시민편집인실, 주주센터, 독자상담실 등을 둔 것이 그 예입니다. 한겨레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주주·독자님의 요구와 의견을 모으고 사내의 관련 분야로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겨레가 건강해지기 위한 꾸지람도 좋습니다. 한편으로는 주주·독자님들의 따뜻한 격려도 기다립니다. “여러분, 한겨레를 너무 많이 사랑하지 마십시오. 너무 사랑하여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칼을 꽂는 일만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주·독자 모임에서 한 주주님이 오페라 <카르멘>에서 호세와 카르멘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소개하며 한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동구 donggu@hani.co.kr /<하니바람>편집위원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