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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24 21:47 수정 : 2006.12.26 17:47

캐나다의 크리스마스

캐나다의 크리스마스

매년 12월이 되면 캐나다는 크리스마스의 향기로 술렁대기 시작합니다. 캐나다 최대의 도시이자 북미 5대 도시 중의 하나인 토론토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정경을 볼 수가 있는데요. 11월 중순, 북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산타클로스 퍼레이드가 가장 큰 한인타운인 블루어 거리에서 펼쳐지는데 그야말로 장관을 이룹니다. 거리와 시청을 비롯한 유명 장소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의 화려한 신호탄이 울려 퍼집니다. 슈퍼마켓에서는 성탄절 파티를 위한 칠면조 세일이 시작됩니다.

전체 인구의 60퍼센트 정도가 이민자로 구성된 캐나다는 다양한 언어와 음식문화가 발달되어 있으며 그런 만큼 성탄절 축제 또한 다채롭습니다. 칠면조 요리와 우유에 와인을 섞어 만든 성탄절 음료인 에그노그(eggnog)를 마시며 가족들과 파티를 합니다. 한국 동포들도 성탄절 예배가 끝나면 가족과 지인들이 모여 한국식 퓨전 칠면조 요리로 재미를 느끼며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가까운 이들과의 정, 외로운 이국생활의 애환을 서로 나누며 시간을 보냅니다.

캐나다에서 칠면조 요리는 크리스마스의 대표적인 요리입니다. 16세기께 영국의 에드워드 12세 왕이 미국에서 수입된 칠면조의 독특하고 촉촉한 맛에 반해 아예 칠면조를 영국에서 사육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크리스마스의 전통적인 요리가 되었다고 하네요. 칠면조 요리에는 으깬 감자에 소고기 소스와 크랜베리 소스를 곁들입니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성탄절 풍경 중에 ‘복싱데이’가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26일이 바로 그날인데요. 고백하건대 10년 전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복싱데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슨 권투시합과 관련된 날인 줄 알았었지요. 오래전 영국에서 유래한 일종의 관습인데, 크리스마스 휴일을 보내고 다음날 돌아온 하인이나 고용된 인부들이 상자를 들고 오는데 그때 주인이 선물이나 돈을 가득 담아 주었다고 합니다. ‘박스’가 그야말로 선물 상자란 얘기지요. 그것이 점차 변해 오늘날의 복싱데이가 된 것입니다.

상점마다 50~90%씩 싸게 파는 초특급 세일 퍼레이드는 한국의 백화점 세일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평소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는 캐나다인들은 1년 동안 기다렸던 물건을 사기 위해, 또 다음 성탄절에 쓸 포장지나 선물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토론토는 영하 20도를 웃도는 혹독한 추위로 유명한 곳임에도 뜨거운 커피에 손을 녹여가며 몇 시간씩 기다리는 장사진을 보면 느끼는 것이 많습니다.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아도 가족 간의 사랑이나 따뜻함을 녹여내는 순백의 맑음, 그래서 캐나다의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화이트 크리스마스입니다. 하얀 눈이 내릴 것 같은 날입니다.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글·사진 박인숙 stephanie416@naver.com/<하니바람> 캐나다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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