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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평양의 어린이학습장(공책) 공장, 한겨레-부산 국제 심포지엄, 한겨레말글연구소 학술발표회, 선진대안포럼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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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자와의 10가지 약속’ 평가와 반성
<한겨레>는 올 1월1일치 1면에서 독자 여러분께 10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올해의 끝자락에서 그 성과를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으려 합니다. 10가지 약속에 대해 담당자들이 보내온 반성과 성과를 편집기획팀에서 모아 정리했습니다. 독자와의 약속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새해 신년호에서도 독자께 약속을 드리고 철저히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신뢰성 높이기 8월 한국기자협회 기자 300명 대상 조사 1위.10월 <시사저널> 전문가 1000명 대상 조사 1위.
10월 <한국대학신문> 대학생 2001명 대상 조사 1위. 올 한 해 신뢰도 부문에서 <한겨레>가 받은 성적표입니다. 기자와 전문가, 대학생에게 신뢰도가 가장 높은 신문으로 꼽힌 것입니다. 받아쓰기 시험 100점을 받은 꼬마가 엄마에게 시험지를 건네주듯 독자에게 자랑스레 보여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세밑에 한겨레 스스로 엄정하게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줄 수 있느냐고 되물어 보면 막상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기자협회 신뢰도 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를 묻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5%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한겨레를 꼽은 기자(15%)의 세 배에 이릅니다. 한겨레는 다른 신문과 방송 매체에 견줘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지만, 절대적으로 따져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지요.
신뢰와 관련해 몇가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한겨레는 1월1일치 1면에서 실명 인용 원칙에 충실하겠다고 독자에게 약속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첫주 한겨레 기사의 취재원 인용 건수 가운데 익명 비율이 약 39%였습니다. 올해 12월 첫주 한겨레 지면의 익명 취재원 인용 비율은 약 35%였습니다. 물론 취재원 보호와 수사 중인 사안, 엠바고 등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관계자’를 써야 할 경우도 있지만, 한겨레 기사에서 실명이 아닌 ‘관계자’ 같은 독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익명 취재원이 많은 것은 여전합니다. 지난 12월8일에는 파주 현대자동차 연수원에서 ‘신뢰를 재성장의 도약대로’라는 이름의 간부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외부 사람들의 강연이 있었는데, 이들도 한겨레의 신뢰도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쓴소리를 했습니다. 남재일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한겨레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지만, 조중동의 보수성에 대한 반사적 이미지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김기원 방송대 교수는 “이른바 진보세력의 목소리 전달에 바쁜 나머지 균형 잡힌 시각이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뢰는 한겨레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나은 신뢰’가 아니라 ‘한겨레는 신뢰 그 자체’로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뢰도 1위라는 외부 평가에 자만하지 않고, 안팎의 비판을 머리 숙여 받아들이겠습니다. 한겨레는 현재 취재보도준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겨레가 독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취재와 기사, 편집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담은 것입니다. 조만간 준칙은 세상과 독자에게 선보이게 될 것입니다. 준칙 하나로 한겨레 지면이 확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준칙을 계기로 좀더 신뢰도 높은 지면으로 다가서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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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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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편집인제 처음 도입…귀 더 열것 이 약속을 평가받으려 하니 참 곤혹스럽습니다. 이 약속에 대한 기대치와 느낌이 독자들마다 많이 차이가 날 테니까요. 다만 올 한해 〈한겨레〉는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한 창구를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올 1월 국내 신문 가운데 최초로 시민편집인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초대 시민편집인에는 홍세화 전 한겨레 기획위원이 맡게 됐습니다. 홍 시민편집인은 칼럼을 통해 한겨레에 정치와 자본, 시민사회와 끊임없이 ‘긴장’할 것을 독자의 시각에서 요구하고 지적했습니다. 안재승·권혁철 편집기획팀장은 ‘편집국에서 독자에게’라는 칼럼에서 수습공채, 인턴사원 등 편집국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보여주며 독자와 소통하려 했습니다. 독자들의 전화와 편지, 시민편집인의 의견이 얼마나 지면에 반영됐냐고 물어본다면, 쉽게 답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비판은 겸허히 받고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말글살이 바로잡기
올바른 문장 노력…외래어 안쓰기 역부족 요즘 우리는 역사상 가장 편리한 말글살이를 누리고 있습니다만, 한편으로 영어 만능·숭상 풍토에서 우리말글이 심각한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한겨레〉에서는 새해 초 영어나 로마자 등 외국어를 덜 쓸 것과, 낱말 차원을 넘어 문장에까지 스민 외래·번역문투, 비틀어진 문장들을 바로잡고 덜 쓰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그런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런데도 오탈자를 비롯해 맞춤법·띄어쓰기에서도 가지런하게 나가지 못한 점 적지 않습니다. 낯선 외래어나 전문용어들도 손 대지 못한 사례도 적잖습니다. 종이신문 쪽은 1, 3, 4, 5… 등 판수에 따라 바로잡아 나가고는 하지만, 온라인 전용기사나 개인 블로그 쪽은 거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새해에는 좀더 힘을 기르고 두루 노력해 완전원고 출고와 좀더 질 높은 마무리를 하도록 애쓰겠습니다. ■선진대안 포럼 개최
진보세력 대안모색 1~5월 연쇄 토론회 〈한겨레〉는 한국 사회의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고자 지식인, 정책전문가, 시민사회운동가 등 60여명이 참여한 ‘선진대안포럼’ 기획을 연재했습니다. 1월 새해특집 기획을 시작으로 5월까지 모두 15차례에 걸쳐 ‘대안을 향한 성찰’을 주제로 연쇄 토론회 및 긴급 현안 토론회, 관련 기획기사 및 창간기념 특집기사 등을 실었습니다. 한국 진보 세력의 성찰과 모색을 주요 화두로 잡은 1부 기획은 진보·개혁 세력의 여러 싱크탱크 출범의 토양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정책적 대안을 집중 모색하려 했던 2부 ‘미래를 향한 대안’, 3부 ‘참 선진사회를 찾아서’ 등은 미처 싣지 못했습니다. 한겨레의 지면·조직 혁신 과정에서 ‘선진대안포럼’ 기획이 조금 축소됐기 때문입니다. 한겨레는 2007년 새로운 연중기획 등을 통해 ‘선진대안포럼’이 일군 문제의식을 더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중소기업 제품 무료광고
5월부터 18회 게재…72개 업체 혜택 〈한겨레〉는 5월부터 지면에 격주 1회로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선정해 무료로 광고해드리고 있습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는 힘을 합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중앙회와 공동으로 추천하는 형식을 만들었습니다. 좋은 제품은 만들었지만 알릴 힘이 부치는 중소기업을 위해 이들 네 기관이 공신력을 걸고 나선 겁니다. 사업실적을 보면 5월부터 연말까지 18회에 걸쳐 72곳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효과를 봐도, 추천광고가 실린 이후 4주 동안 업체에 걸려온 전화문의 건수가 주당 평균 22.5건에서 31.3건으로 39.2% 늘었습니다. 또 홍보 뒤 6개월간 월평균 매출은 4억6800만원으로 홍보 이전의 3억8300만원보다 22.2% 늘어났습니다. 정태기 한겨레신문사 사장과 하동만 전경련 전무, 이현재 중소기업청장, 김용구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12월19일 만나,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새해에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의논했습니다. ■온-오프 통합 뉴스룸
기자 교류 등 착수…적극적 시도 계획 〈한겨레〉는 지난 2월 편집국을 온오프 통합뉴스룸으로 탈바꿈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따로 따로 일하던 신문사 편집국과 온라인 편집부문을 통합하고, 한 공간에서 일하도록 사무실 배치 또한 바꿨습니다. 두 부문에서 각각 일하던 기자들도 섞어서 인사를 하고, 기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온라인용 기사를 써내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편집국장이 온-오프 지면에 대해 모두 편집권을 행사하며 책임을 지고, 기사별로 지면과 인터넷 중 어디가 더 적절할지를 결정합니다. 우선적으로 국제부문 기자들은 지면에 기사를 싣기 전 온라인에 먼저 출고하고 이를 다시 지면용으로 정리해 싣습니다. 오랫동안 신문을 위한 편집국으로 기능해온 조직을 통합뉴스룸으로 만드는 일은 하루아침에 마무리될 일은 아닙니다. 더 다양하고 적극적인 시도를 통해 정보화시대에 효율성이 높은 한겨레 뉴스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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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첫선…국외언론들 인용보도 하기도 〈한겨레〉 온라인 영문판이 5월 15일 창간 18돌을 맞아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한겨레가 영문판 서비스에 나선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긴박한 국제정세와 국내 정치 경제 사회의 움직임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국제 여론에 제공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동안 한겨레 영문판은 출범 이후 신문의 주요기사와 사설, 한겨레 그림판 등을 날마다 10건 정도 영어로 번역해 세계에 전해왔습니다. 국내외 호응도 있었습니다. 특히 5월 삼성과 현대의 기업문화를 비교한 기획기사,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한 베이징 대사관 인사와의 독점 인터뷰 등이 한겨레 영문판을 통해 세계 유수의 언론에서 인용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입니다. 새해에는 영문판을 더욱 알차게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한겨레-부산 국제 심포지엄
북핵 위기속 동아시아 평화의 길 모색 올 초 10가지 약속을 하면서 일곱번째로 한겨레-부산 국제 심포지엄을 11월에 열겠다고 했을 때 뭐 심포지엄 여는 걸 대단한 약속인 양 하는가라는 말씀을 듣기도 했습니다. 맞습니다. 올 한해 여러분들은 신문지면을 통해 수많은 심포지엄을 봤을 겁니다. 그리고 참 그 무슨 학술회의들이 많기도 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심포지엄을 하고자 했습니다. 한겨레 다운 한겨레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은 내용 말입니다. 올해는 10월 북 핵실험이 있었습니다. ‘북 핵실험 이후 동아시아의 평화실험’을 주제로 잡았습니다. 동아시아 도시 간 연대와 협력 속에서 ‘평화의 실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방화와 국제화가 서로 보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겨레-부산 국제 심포지엄’을 동아시아의 대표적 국제 심포지엄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 발길은 계속될 겁니다. ■북한 공책공장 짓기
설비공사 마쳐 이달 17일 첫 시험생산 “교사가 교과서 없이 가르치는 일은 가능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공책 없이 배우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교사들은 말합니다. 북녘 아이들이 제대로 된 학용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공책의 질은 형편없습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은 해마다 공책 200만권씩을 북녘 어린이들에게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3월 평양에 어린이학습장(공책) 공장을 세우기로 북쪽 민화협과 합의했습니다. 이어 9월에는 윤전기, 제본기 등 인쇄설비를 지원했습니다. 이후 두 달에 걸쳐 북쪽 기술자들과 함께 땀 흘린 결과 이달 17일 드디어 공책 시험생산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종이와 잉크만 공급하면 내년 봄에는 하얀 새 공책을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게 됩니다. 공책 한 권을 만드는 데는 50원이 듭니다. 1만원이면 200권의 공책을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독자들의 정성어린 후원을 기다립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 (02)706-6008. ■‘구독료 자동이체’ 현금영수증 발급
10월분부터 시행…새해도 많은 서비스 2006년 10대 약속 중에 올 하반기부터 구독료를 자동이체 신청·납부하시는 독자를 대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드리는 약속을 드린 바 있습니다. 이에 〈한겨레〉는 독자센터홈페이지(family.hani.co.kr) 또는 독자상담실(전국 1566-9595)로 구독료 자동이체를 신청하시거나 납부하시는 독자를 대상으로 2006년 10월 구독료분부터 국세청에 현금영수증으로 등록해 반영해 드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2006년 구독료 자동이체 현금영수증 발급은 2006년 10월분부터 반영됐으며, 국세청 현금영수증서비스(taxsave.go.kr)로 접속(회원 가입후 가능)하셔서 직접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는 신문 구독료를 자동이체 신청하고, 납부하는 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독자사은행사 및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으며, 2007년에도 더 다양한 혜택을 드릴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보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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