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01 10:03
수정 : 2007.01.01 10:03
업무상 재해 사망 22명 포함하면 177명 사망
지난해 전 세계에서 살해된 언론 종사자는 155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국제기자연맹(IFJ)이 1일 밝혔다.
IFJ는 홈페이지에 띄운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살인과 암살, 설명할 수 없는 사건 등으로 인한 기자와 보조요원들의 사망 숫자가 최소한 155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면서 "2006년은 세계언론에 비극의 해"라고 말했다.
또 업무상 재해사건으로 숨진 22명을 포함할 경우 지난해 사망한 언론 종사자는 총 177명에 달해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IFJ가 집계한 직전 최대 사망 기록은 군사훈련 취재에 나섰다가 군 수송기 추락으로 숨진 이란 언론인 48명이 포함된 2005년의 154명이었다.
에이든 화이트 IFJ 사무총장은 "언론이 더 강력해지면서 보다 위험해지고 있다"면서 "2006년은 언론인들을 겨냥한 무자비한 표적 살해와 형벌면하기가 계속된 최악의 해였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언론인 68명이 살해돼 지난해에 이어 기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지역 이란 오명을 유지했으며, 지난 2003년 4월 이라크전 발발 이후 언론인 사망자는 총 170명으로 늘어났다.
이어 멕시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을 중심으로 라틴아메리카에서 언론인 37명이 살해돼 부패와 범죄, 마약의 온상임을 반증했고, 아시아에서도 필리핀과 스리랑카에서 잔혹한 살인이 계속되면서 모두 34명이 숨졌다.
IFJ는 이라크 등 분쟁지역을 제외하고 언론인 암살자가 처벌을 피하고 있는 지역으로 러시아, 필리핀을 꼽았다.
러시아에선 1993년 이래 언론인 200명 이상이 숨졌으며, 특히 푸틴 대통령 집권이래 40명 정도가 숨졌으나 지난해 10월 체첸 인권유린 행위를 보도하다 피살된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사건 처럼 만족할만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지난해에만 언론인 13명이 숨지는 등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집권한 2001년이래 언론인 사망자 수가 49명으로 마르코스 14년 독재시절 사망자 집계를 넘어섰다.
IFJ는 지난해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언론인 표적 살해를 비난하고 암살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사상 처음 통과시킨 사실이 그나마 위안거리라고 지적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IFJ에는 전 세계 100 여개국의 언론단체에서 50만명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으며, 언론인 사망자에 기자 외에도 운전기사와 통.번역가 등 보조요원들을 포함하고 있어 언론 종사자 사망자 수가 다른 언론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이날 연례보고서에서 올 한해 세계 21개 국에서 최소한 언론인 81명이 살해돼, 103명이 희생된 1994년 이래 최악의 희생자 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또 운전사, 통역, 기술 직원, 경호 직원 등 보조 인력 32명이 피살됐다고 RSF는 밝혔다.
이라크에서만 기자 및 보조요원 64명이 피살돼 4년 연속 언론인에 가장 위험한 곳으로 기록됐다. 다음으로 멕시코에서 9명, 필리핀에서 6명이 각각 희생됐다.
2006년에 적어도 언론인 871명이 체포됐고, 1천472명이 신체적으로 공격당하거나 협박당했으며 언론 시설 912 곳이 검열 당했다. 납치된 언론인도 56명에 이른다.
이상인 이성섭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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