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자본들이 아이피티브이 등을 겨냥해 드라마와 영화, 게임 등 방송 콘텐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은 에스케이텔레콤이 보유한 엔터테인먼트사 아이에이치큐(IHQ)의 자회사인 캐슬인더스카이가 제작한 드라마 <파리의 연인>과 아이에이치큐가 대주주인 영화제작사 청어람이 제작한 <괴물>. 오른쪽은 케이티가 최대주주인 드라마 제작사 올리브나인이 제작한 <주몽>과 <황진이>. <한겨레> 자료사진
|
하나로 하나티브이 이어
KT·LG쪽도 IPTV 진출
SKT 콘텐츠시장 ‘큰손’
방송시장 본격 진입을 노리는 통신 대기업들이 아이피티브이(IPTV·인터넷프로토콜 티브이)를 앞세워 잰걸음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선두주자는 케이티(KT)와 에스케이텔레콤(SKT)이다. 이들은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아이피티브이 도입과 규제의 틀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구체적인 관련 상품 개발에 돌입했다. 아이피티브이 직전 단계(프리 아이피티브이)를 표방한 ‘유사 아이피티브이 서비스’를 내놓는가 하면, 방송 콘텐츠 확보에도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이 아이피티브이 플랫폼 영역을 넘어 콘텐츠 제작에까지 손길을 뻗치는 것은 휴대폰·일반전화 등 기존 통신 매출이 포화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티는 “더 이상 단순한 통신회사가 아니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일반인들에게 인식시키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잇따른 ‘유사 아이피티브이’ 서비스=하나로텔레콤에 이어 케이티가 잇따라 ‘유사 아이피티브이’를 표방한 서비스 계획을 내놓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이달 초 아이피 셋톱박스를 통해 브이오디 방식의 하나티브이와 초고속인터넷, 전화를 묶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에 아이피티브이 2개 시범사업자 중 하나인 씨큐브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 케이티도 아이피티브이 실시간 방송을 제외한 ‘유사 아이피티브이’ 서비스(기존 브이오디+양방향 서비스)를 올 3분기 중에 본격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아이피티브이가 법제화되면 곧바로 아이피티브이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케이티 홍보팀 성원제 과장은 “기존 매가패스티브이 서비스에 양방향 기능을 강화해, 아이피티브이에서 실시간 방송만 제외된 형태의 유사 아이피티브이 서비스를 아이피티브이 법제화와 상관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지데이콤도 올 상반기 중에 아이피티브이 프로그램(실시간+브이오디+양방향) 송출 기반인 방송센터를 구축하고, 9월부터 자회사인 엘지파워콤의 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아이피티브이 상용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
통신업체의 콘텐츠 사업 현황
|
통신자본 ‘방송 콘텐츠를 잡아라’=에스케이텔레콤은 위성디엠비(이동멀티미디어통신) 플랫폼 사업자인 티유미디어 설립과 케이블·위성채널인 와이티엔미디어 보유를 통해 이미 방송 영역에 깊숙하게 진출했다. 지난해 6월 대형 엔테테인먼트사인 아이에이치큐(IHQ)를 인수해 드라마와 영화 등의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갖춘 데 이어, 따로 콘텐츠 제작을 위한 펀드들도 여럿 설립했다. 영화펀드에는 200억원을 투자해 558억원 규모의 펀드 4개를 만들었다. 콘텐츠 기획생산(서울음반·아이에이치큐)에서 방송채널(와이티엔미디어), 플랫폼 사업자(티유미디어)까지 갖춰 방송시장의 전 부문에 진출해 있는 것이다. 에스케이티 홍보팀 윤종진 매니저는 “무선데이터와 위성디엠비가 성장하려면 충분한 콘텐츠를 갖고 있어야 하니, 이제는 콘텐츠가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올해 콘텐츠 사업에만 1500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케이티는 영화제작사 싸이더스에프엔에이치(FNH)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드라마 제작사 올리브나인을 인수했다. 계열사인 케이티에프(KTF)와 케이티에이치(KTH)를 통해서도 콘텐츠 확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엘지데이콤도 방송 콘텐츠 확보를 위한 구체 계획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제 콘텐츠시장의 큰손으로 미래의 방송권력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피티브이를 통해 이들이 방송망(네트워크, 방송 기반시설), 플랫폼 사업자에다 콘텐츠 생산도 직접 하는 데 따른 우려도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유진 사무처장은 “거대 자본이 방송망과 플랫폼 사업은 물론 직접 콘텐츠 제작까지 방송의 세가지를 다 갖게 되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점에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