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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방송 4개사 경제뉴스 논조 / 신문과 방송 논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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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무현정부 시기 4개사 조사…신문이 더 부정적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국내 경제뉴스에서 신문과 방송은 긍정적 기사보다는 부정적 논조의 기사를 많이 내보냈으며, 방송보다는 신문이 훨씬 부정적 논조로 보도했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언론학 연구자 이완수(고려대 대학원에서 이달 24일 학위 취득 예정)씨는 박사학위논문 ‘뉴스·여론·현실 그리고 대통령 리더십의 역동적 의제 설정 과정’에서 1998년 12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85개월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한국방송〉(케이비에스), 〈에스비에스〉 등 4개사의 경제뉴스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논문을 보면 보도 논조에서 조선·동아일보가 한국방송·에스비에스에 견줘 훨씬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매체의 논조를 5점 척도로 환산한 결과, 조선·동아의 이 기간 중 평균 논조 값은 -0.60으로 방송의 -0.43보다 훨씬 부정적 속성을 보였다. 5점 척도는 기사의 논조를 △매우 긍정적 △긍정적 △중립적 △부정적 △매우 부정적으로 분류한 뒤 ‘매우 부정적’은 -2.0을 주고 △‘부정적’=-1.0 △‘중립적’=0.0 △‘긍정적’=1.0 △‘매우 긍정적’=2.0을 주는 방식이다. 조선의 경우 평균 논조가 -0.65로 부정적 논조를 견지했다. 한국방송은 -0.35로 부정적 논조에 기울었지만 조선에 견줘 긍정적 논조를 보였다. 이 기간 중 4개 매체가 전체 경제기사 표본 2520건 중 부정적으로 보도한 꼭지는 1322건으로 긍정적 꼭지(510건)의 2.5배나 됐다. 매달 평균도 부정적 기사 건수가 15.5건인 반면 긍정적 기사는 6건에 그쳤다. 논문은 조선·동아일보는 1면 기사를, 한국방송과 에스비에스는 각각 〈8시 뉴스〉와 〈9시 뉴스〉 텍스트를 대상으로 했다. 이씨는 “미국 등 외국의 경우 방송이 더 부정적인 보도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국의 경우 신문이 더 부정적인 보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정 신문매체가 특히 부정적인 논조로 보도함으로써 신문의 전체 보도 프레임이 부정적인 축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디어가 경제뉴스를 부정적으로 보도하면 일정한 시점 뒤에 실제로 경제가 나빠지는 ‘미디어 맬러디(malady)’ 효과도 나타났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기 모두 부정적 뉴스가 보도되고 난 3개월 뒤에 경기동행지수(현재 경제상황을 알려주는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디어가 경제를 부정적인 틀로 보도하면 국민들이 미래의 경제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적인 논조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국민인식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국민인식(소비자기대지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정부에선 부정적 보도가 대통령 지지도에 별 영향이 없었지만, 노무현 정부에서는 부정적인 경제뉴스 보도량에 따라 대통령 지지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씨는 “노 대통령의 경제리더십과 직무 수행능력에 대한 평가가 미디어의 경제 보도에 크게 좌우됐음을 뜻한다”고 썼다. 이 논문은 조선 490건, 동아 358건, 한국방송 861건, 에스비에스 811건 등 모두 2520건을 표본으로 했다.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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