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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보 기자 곽성일 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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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민주화 함성 속
하고 싶고, 듣고 싶은 말
한겨레가 대신 해 좋았죠
경북일보 기자 곽성일 주주
“매일 취재원을 만나 취재를 하다가 이렇게 인터뷰를 당하니 기분이 이상하네요.”라는 말로 어색함을 표현하는 한겨레 창간주주 경북일보 곽성일(47) 기자.
그는 대학 졸업 뒤 이대환(소설가) 현 포항지역사회연구소장과 이병석 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배용재 전 경북 영덕구청장과 같은 포항 출신 지식인들과 함께 ‘포항지역사회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그곳에서 건전한 비판세력이 되어 지역의 현안과 발전에 대해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계간 <포항연구>를 발행하는 일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민운동을 하면서 먹고사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됐고, 또 지역사회에 좀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가 ‘기자’라는 직업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92년 9월 <경북일보>에 입사해 지금은 경제부 차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15년의 기자생활 중 기억에 남는 기사로는 포항지역의 학교 역사를 소개하는 ‘영원한 모교를 찾아서’를 꼽습니다. 포항에는 역사가 오래된 학교가 많은데 한번은 취재를 가보니 그 학교를 알 수 있는 축적된 자료가 전혀 없는 것을 보고 1년간의 기획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출신 동문, 빛바랜 사진, 지역주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학교별 역사를 정리해 나가고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이 기사는 당시 지역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포항교육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10년 전의 일입니다.
휴일 등 시간이 날 때마다 포항시 청하면의 고향집의 아버지를 찾고 있습니다. 2년 전 아내를 먼저 보낸 노부는 한방과 양방을 병행하며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입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 평생 농사만 짓다 병환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병원 진료를 돕고 신선한 바람을 쐬며 나들이 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로 알고 있지만, 늘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합니다.
5년 전 건강이 나빠져 술과 담배를 끊게 되면서 마라톤을 시작했고, 지금은 포항그린네티즌마라톤클럽에 가입해 마라톤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운동은 정직합니다. 연습 없이는 안 되거든요”라며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꾸준히 준비하고 기본을 잘 닦아야 기회가 왔을 때 역량을 발휘할 수 있지요”라고 덧붙입니다. 준비부족으로 완주에 실패했던 울트라 마라톤 대회(배낭, 물통, 지도 등의 각종 장구로 무장하고 100㎞를 뛰는 마라톤)에 다시 참가해 꼭 완주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식지 않은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1988년 가난한 대학생이던 시절을 회상합니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의 함성이 뜨겁게 터져 나오던 때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그 함성 속의 한사람이었어요. 그때 만난 <한겨레>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해 주었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죠. 그래서 좋았습니다.” 그 뒤 자연스럽게 주주로 참여하게 되었고 그 관심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같은 언론인으로서 한겨레에 대해 말합니다. “‘함께 하는 교육’과 18도, 하니바람 등 요일마다 만나는 다양한 섹션은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기사가 많아 좋습니다. 하지만 때로 ‘선과 악’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시각의 기사, 한쪽으로 치우쳐 사회현상을 바로 보지 못하는 기사는 아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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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보 기자 곽성일 주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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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망생인 필자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기자의 사명감’을 강조합니다. 경제적으로 힘들고, 밤샘 작업도 많고, 언제든 사건이 터지면 현장에 가야 하고,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고 사람이 살맛 나게 만드는 일을 하겠다는 굳은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말합니다. 또 지역신문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신문사들이 모두 비슷하겠지만, 광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인데 경기침체로 광고가 확연히 줄어 경영이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우후죽순 생기는 사이비 언론들 때문에 더 힘듭니다. 하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지역 현안들이 집요한 취재와 보도로 바른 방향으로 잘 해결되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지역신문을 지키는 이유입니다.” 이왕 하니바람에 소개된 마당에 그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를 찾고 싶답니다. 대학시절 서울 신촌역 부근에서 함께 자취를 하던 남아무개 친구를 꼭 만나고 싶어 합니다.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던 그 친구를 만나 소주 한잔하며 고마움을 전하고 싶답니다. 친구분 꼭 연락주세요. 연락처는 010-7509-8850입니다. 글 박민호 jewel-mh@hanmail.net/<하니바람> 리포터, 사진 김윤섭 outskirts@naver.com/<하니바람>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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