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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28 13:59 수정 : 2007.02.28 13:59

SBS의 지주회사제 전환 계획이 2년 연속 무산되면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려는 SBS의 계획이 안개 속에 빠지게 됐다. 이로써 올해 이뤄질 SBS 재허가추천 심사에서 이 문제가 SBS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BS가 지주회사제 전환을 본격적으로 검토했던 것은 2004년 방송위의 재허가추천 심사를 어렵게 통과한 뒤부터. 소유와 경영의 미분리와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집중 추궁을 당했던 SBS는 2005년 4월 노조와 시청자위원회를 포함해 SBS 민영방송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고, 각계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지주회사제 전환이라는 민방특위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민방특위는 지주회사 도입의 장점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제도화 ▲내부거래의 투명성 증대 ▲방통융합 환경 등에 신속하게 대응 ▲신규사업 발굴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용이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 시도는 지난해 3월 주총을 앞둔 이사회에서 주요주주 가운데 상당수가 반대해 주총 안건에조차 포함되지 못하며 무산됐다.

당시 주요주주들은 "지주회사제 전환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고 말했으나 방송계에서는 지주회사제 도입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이뤄지면 SBS와 자회사에 대한 주주들의 경영권 행사 몫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번에도 SBS가 이사회를 거쳐 지주회사제 전환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자 한주흥산과 귀뚜라미홈시스 등 SBS 지분의 38.59%를 보유한 창업주주와 특수관계자들은 금융감독원에 주식 보유 상황을 신고하면서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바꿨다.

이에 대해 S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잇따라 성명을 내 "SBS 주요주주들은 방송 장악 시도를 즉각 중지하라", "귀뚜라미, 일진 등 주주들은 방송을 사적 소유물로 생각 말라"고 비판했다.

방송가 일각에서는 지주회사제 도입 움직임을 윤세영(71) SBS 회장의 아들이자 태영의 대주주인 윤석민(43) SBSi 대표의 후계구도와 연관지어 분석하기도 해왔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요구하는 여론과 세습에 대한 반대 정서 때문에 윤 대표가 SBS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지주회사를 통해 간접지배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때문인지 SBS는 SBS미디어홀딩스 임원 후보에 윤석민 대표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간 SBS는 "지주회사 전환은 시대의 대세이며 방송사의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방송사의 공익성을 보장해 주는 선진 기업경영 모델"이라며 "SBS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SBS는 기존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소멸되나 시장경쟁원리가 강화돼 더욱 좋은 콘텐츠 수익배분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SBS에 책임경영체제가 도입되고 핵심역량을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 집중한다면 방송통신 융합환경에서 더 많은 부가수익 창출기회를 갖게 돼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주요주주 설득에 실패함으로써 SBS의 지주회사제 전환 계획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SBS의 1대주주인 태영(30%)의 발언권은 약해질 공산이 커졌으며 지주회사제 반대를 주도한 28명의 주주들의 입김이 더욱 커지게 됐다.

반면 주요주주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 가능성도 높다. 주총 이전부터 이들을 비판해온 노조는 물론 시민단체 등도 가세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에서도 지주회사제 무산 소식이 알려진 28일 낮 12시께부터 SBS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 나머지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 등이 불만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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