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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07 20:33 수정 : 2007.03.07 20:33

강준만의 ‘한국 대중매체사’

강준만의 ‘한국 대중매체사’

언론학자 강준만 교수(전북대)가 <한국 대중매체사>(인물과사상사)를 내놨다. 2000년에 출간한 <권력변환: 한국언론 117년사, 1883~2000>의 개정판이되 “개정판 수준을 뛰어넘는 큰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시기부터 1876~2007년으로 다소 확장했다. 그리고 대상 매체도 크게 확대했다. “언론이 ‘신문언론’만 지칭하는 것이 아님에도 ‘한국언론사’는 주로 ‘신문언론’의 역사로 간주돼 왔다.”며 ‘잡지사’ ‘출판사’ ‘방송사’ ‘영화사’ ‘뉴미디어사’ ‘광고사’ 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근자에 위력을 떨치기 시작한 인터넷 등 신매체들도 끌어들였다.

강준만 언론사의 제일 특징은 방대한 자료들을 동원해 거기서 딴 인용문들 중심으로 서술한다는 것, 그리고 그 자료 대부분을 2차자료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역사연구에서 2차자료 의존은 치명적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강준만은 아예 처음부터 선언하고, 내놓고 그렇게 한다. 그는 역사지식의 무한증대로 전문화된 분야의 문헌 섭렵조차 어려운 현실이 오히려 역사적 종합에 대한 요구를 키우고 있다는 리처드 에번스(<역사학을 위한 변론> 소나무)의 얘기와 2차, 3차자료를 활용해 “더욱 높은 차원의 과학적 작업으로, 이론과 자료를 동시에 다룬다.”는 요한 갈퉁 등(<거시사의 세계: 미래를 보는 눈> 우물이있는집)의 ‘거시사’론을 들어 자신의 작업을 옹호한다.

큰 판형인 46배판으로 700쪽이 넘는 <한국 대중매체사>는 예컨대 이런 식이다. “대학생들의 시위는 지방대학들에서 먼저 불붙기 시작해 ‘서울 학생들은 비겁하다’는 지방학생들의 비난도 있었다.” 역사는 4.19혁명을 서울의 명문대 학생들 위주로 기록하고 있고, 또 명문대 졸업자들만이 그 역사의 성과물을 전유해왔지만, 4.19혁명의 진실은 그런 것이었다.”

여기서 ‘~비난도 있었다.’까지는 <1960년대의 사회운동>(박태순·김동춘, 까치)에서 인용한 것이고, 그 이후 글은 자신의 해석이다. 거의 모두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책은 언론사이자 사회문화사다. 각 장 말미에 ‘자세히 읽기’를 둬 ‘공중전화의 보급’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 ‘억울하면 출세하라’ 등(이런 것들도 물론 신문이나 책 등에서 인용하고 해석한다.) 그 시대 주요 이슈나 화제거리들을 따로 실었다. 매체를 매개로 한 ‘강준만의 한국현대사’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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