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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09 23:03 수정 : 2007.03.09 23:03

현행 방송법상 금지·한미 FTA 주요 쟁점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인 미국 타임워너의 리처드 파슨스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뉴스전문채널 CNN의 한국어 방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파슨스 회장은 9일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접견한 뒤 "우리는 중앙방송과 합작으로 설립한 카툰네트워크코리아 사업의 일환으로 CNN을 한국어 방송으로 내보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행 방송법은 외국방송을 한국어로 더빙해 재송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미국 측은 허용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미 FTA 8차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세계적 매체인 CNN을 보유하고 있는 타임워너 회장의 이러한 발언으로 방송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방송위원회는 그 동안 줄곧 한미 FTA 방송협상 대응 방향으로 외국방송 재송신의 한국어 더빙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이는 CNN과 같은 외국방송이 더빙을 통해 국내에 방송될 경우 보도전문채널이 허용되는 효과를 낳기 때문에 보도전문채널 승인제도의 입법 취지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에 설립한 방송사업자이지만 더빙으로 사실상 국내에 등록한 방송사업자의 지위와 같아지는 결과가 생기기 때문에 규제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실제로 2005년 5월 방송위원회는 CNN과 디스커버리채널 등 해외방송 채널이 국내 방송광고 금지 품목인 알코올 성분 17도 이상의 주류(위스키) 광고를 내보냈지만 국내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었던 사례도 발생했다.


방송위 고위 관계자는 "방송위는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외국방송 재송신시 한국어 더빙 금지를 지킨다는 기존의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한미 FTA를 반대하는 언론시민단체들도 이러한 이유로 CNN과 같은 미국 방송의 더빙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언론연대 양문석 정책실장은 "CNN의 한국어 더빙 허용은 한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여론의 다양성 보장과 국내 문화적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방송계에서는 외국방송 재송신 더빙 허용에 부정적이지만 이혜민 외교통상부 한미 FTA 기획단장은 지난달 9일 YTN에 출연해 "미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중립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단장은 당시 "CNN 등의 더빙 방송 허용이 국내 방송시장에 미칠 영향과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국민이 외국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권리를 함께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말해 방송계의 반발을 샀다.

한편 방송계 관계자는 "한미 FTA 8차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 미디어그룹 회장이 대통령을 만나 로비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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