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3.25 17:05
수정 : 2007.03.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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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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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경제보다는 사회나 정치에 강한 신문이라고요?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경제 개념들인 ‘금융실명제’나 ‘회사의 주인은 주주’라는 개념, ‘소액주주 운동’, 그리고 ‘지속가능한 경영’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같은 것들을 말입니다.
아마 경제에 대한 별 관심 없는 분들도 이런 개념들이 ‘상식’이란 것은 아실 겁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처음부터 상식으로 받아들였던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경제선진국들에선 당연하게 자리잡은 이런 의제들이 국내에 처음 도입될 때에는 거의 ‘반시장 개념’이란 반대가 심했습니다. 자기 이익을 침해받기 싫어하는 소수 집단들이 많은 시민들의 이익을 지키는 이런 제도들을 거부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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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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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제들을 우리 사회에 도입하고, 알려 우리 사회의 상식이 되도록 만들어 온 주역이 바로 <한겨레>입니다. 특정 소수를 위한 경제에는 <한겨레>가 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을 위한 경제, 상식이 통하는 경제라면 <한겨레>는 그 어느 신문보다도 강합니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국민주 신문’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에도 강한 신문 <한겨레>가 최근 경제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입니다. 시민의 눈에서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경제연구소, ‘한겨레경제연구소’를 새로 출범시켰습니다.
경제연구소의 역할이 그것뿐이라면 굳이 ‘한겨레’란 앞가지를 붙일 필요가 없을 겁니다. 기업의 경제연구소들이 모기업이나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면 한겨레경제연구소는 특정한 경제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이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 경제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한겨레경제연구소만의 차별성은 무엇일까요? <한겨레>가 그동안 걸어온 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직무대행은 “우리 사회를 위해 미래지향적이며 균형잡힌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의무이자 목표”라고 설명합니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앞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첫번째 화두로 삼는 한편, 기업의 경제적 책임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책임에 대해 연구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입니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한겨레신문사 5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지속가능경영 전문 연구원을 한분 모시기로 하고 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이 소장직무대행은 “지속가능 경영, 미디어 경영에 관심있는 분들과 언제든 함께 생각을 나누고 고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자산은 한겨레와 뜻을 같이하는 모든 이들의 머릿속 톡톡 튈 준비를 마친 아이디어들이 될 것입니다. 그 생각들을 얽고 엮기 위해 한겨레경제연구소가 닻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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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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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소장 직무대행“사회변화 이끄는 싱크탱크죠”
한겨레 기자로 일하다 미국 유학
삼성경제연구소 거쳐 ‘친정’으로
한겨레경제연구소를 이끄는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범상치 않은 ‘천재형 이마’가 돋보이는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직무대행입니다.
오빠가 돌아오듯 그는 돌아왔습니다. 1997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경제 담당 기자로 일하던 그는 2003년 여름, 홀연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돈 버는 법을 배우려고”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귀국해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1년6개월을 보낸 뒤 ‘친정’인 한겨레신문사로 돌아왔습니다.
이소장 대행은 경제 분야에서 저술가로도 유명합니다. <전략적 윤리경영의 발견>
등 여러 권의 경제경영분야 책을 썼습니다. 특히 그가 2005년 쓴 <주식회사 대한민국 희망보고서>는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고, 당시 경제정책의 수장인 한덕수 부총리가 꼭 읽어볼 만한 책으로 공개 추천해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겨레 식구가 된 그는 “눈앞의 이익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사실 ‘돌아왔다’는 말을 쓰고 나니 좀 어색하기도 하네요. 그는 “(돌아오겠다는) 특별한 약속같은 건 없었다”고 합니다. 그저 “자유롭고 다양한 생각들이 인정되는 한겨레는 좋은 곳”이라고 말합니다.
<한겨레>와 경제라…. ‘경제=돈벌이’로 생각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뎅~’ 하고 머리를 울립니다. “경제연구소는 싱크탱크죠. 지식을 생산해 사회의 변화를 이끌거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한겨레경제연구소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언론사에 소속된 경제연구소들은 언론에 글을 기고하고 보고서를 발표해 독자(국민)들에게 경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제시합니다.
그와 한시간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다보면 절로 경제에 대해 많이 알게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경제란 것이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란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커피 한 잔, 자장면 한 그릇 속에도 보이지 않는 경제의 법칙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 그는 한발짝 더 나아갑니다. “이제 ‘아르앤디’(R&D: Research & Development)에서 ‘시앤디’(C&D: Connect & Development)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함께 나누고 교환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 소장 직무대행은 “효율성, 시장만능주의 등은 경제논리의 일부분일 뿐”이라며, “한겨레가 그동안 천편일률적인 논리 속에서도 다른 관점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했듯이 한겨레경제연구소 또한 경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글 박현철/편집국 스포츠팀 fkcool@hani.co.kr
사진 김윤섭 outskirts@naver.com/<하니바람>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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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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