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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현철 사장. 사진 케이비에스재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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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1돌 맞은 ‘케이비에스 재팬’ 왕현철 사장
일본 외국어방송 12개 채널중 계약률 1위
‘풀하우스’에서 ‘VJ특공대’까지 열풍 확산
“너무 비싼 콘텐츠 가격이 한류바람 꺾어” 가입자 160만가구. 1일로 개국 첫돌을 맞은 한국방송의 일본 현지법인 ‘케이비에스 재팬(KBS JAPAN)’의 성적표이다. 케이비에스 재팬이 독자편성해 운영하는 〈케이비에스월드〉는 지난해 4월 일본의 상업위성방송인 〈스카이퍼펙〉에서 유료방송을 시작한 이래 1년 만에 스카이퍼펙 51만가구, 케이블텔레비전 109만가구를 확보했다. 또 2월 말 현재 현재 12개 외국어방송 채널 가운데 〈시엔엔제이〉 〈비비시월드〉 등을 제치고 계약률(가입자 중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 1위를 기록했다. 1985년 입사 이래 줄곧 ‘일요스페셜’ ‘심야토론’ 등 교양프로그램 프로듀서로 일하다 ‘한류의 전도사’로 변신한 케이비에스 재팬의 왕현철 사장. 그는 “지난 1년간 상당수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첫해 600만엔의 흑자를 거둔 것은 어디까지나 케이비에스의 브랜드 덕분”이라며 “자체 채널을 통해 한류를 확산시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24시간 방송을 내보내는 〈케이비에스월드〉는 방송의 55%를 드라마로 편성하고, 밤 9~10시 등 하루 3시간 〈한국방송〉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있다. 스카이퍼펙 조사에 따르면 〈케이비에스월드〉의 주 시청층은 40~50대 주부다. 일본 안 한류 드라마의 주요 소비층이 〈케이비에스월드〉 시청자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왕 사장은 “일본 안 한류는 2004~2005년 한창때보다 주춤하고 있지만 방송의 경우는 아직도 열기가 식지 않았다”며 “가족과 인간의 희로애락, 순수한 사랑이 섞여 있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삶의 활력소가 됐다는 일본인들을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왕 사장은 한류 바람이 한풀 꺾이고 있는 데는 현지 시장을 무시한 채 콘텐츠 가격을 너무 비싸게 불러온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3억엔에 팔 경우 산 쪽에서는 최소 12억엔은 벌어야 한다. 사는 사람이 돈을 벌 수 있게 해야 한류가 오래 지속된다.” 왕 사장은 이를 위해 한류 콘텐츠라는 물건을 팔고 그치는 게 아니라 보유 채널을 이용한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사후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드라마뿐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프로그램 판매를 통해 한국 대중문화 전파의 폭을 넓힌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웨딩〉(도쿄텔레비전 방송) 〈풀하우스〉(니혼텔레비전 방송)를 판매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서는 처음으로 〈브이제이특공대〉를 판매했다.
〈케이비에스월드〉는 재일동포들에게도 고국의 소식과 숨결을 함께 호흡하는 소중한 채널이 되고 있다. 윤건차 가나가와대학 교수는 “〈케이비에스월드〉에서 역사스페셜과 뉴스 등을 즐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사진 케이비에스재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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