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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18 05:00 수정 : 2007.04.18 05:00

공정한 사실보도는 언론의 책무

공안당국이 [6.15 선언 이후 최대의 간첩단 사건]이라고 규정하여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일심회사건]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을 놓고 조선일보와 오마이뉴스는 전혀 상반된 기사를 메인에 게제하였다.이 판결을 놓고 양 사가 보여준 보도태도는 해당 언론사가 위치해 있는 이념의 포지셔닝 만큼이나 극단적 행태를 보여주었다.

조선일보 기사

대표적 수구언론인 조선일보의 경우 '김진 기자'의 기사를 ['일심회'5명 전원, 간첩혐의 실형선고]란 제목을 크게 게제하고 제목 아래에 "이적성은 인정하나 이적단체는 아니다."라고 작게 표기함으로서 , "일심회가 국보법상 이적단체가 요구하는 '단체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일심회가 이적단체가 아니었다.'고 판단한 법원의 판결을 무색하게 만들고 독자로 하여금 이 사건을 법원이 대규모 간첩단 사건으로 판결한 것처럼 오해하게 하였다.

특히 김기자는 이 기사에서 "법원은 ‘간첩죄’로 분류되는 국가기밀의 탐지·수집·전달죄(국가보안법 4조1항)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라는 해석을 곁들여' 마치 기소된 피고인들을 법원이 사실상 간첩으로 인정한 것처럼 보도하였다.


조선일보기사 보기

오마이뉴스 기사

반면 오마이뉴스가 메인에 배치한 최석희 기자의 ['일심회'사건 이적단체혐의 '무죄']라는 제목의 기사는 [국가기밀탐지, 회합, 이적 표현물도 다수 무죄]라는 부제로 기사를 게제하여, 이 기사만으로는 법원이 마치 검찰이 기소한 혐의 대부분을 무죄판결한것 처럼 착각을 느끼게 하였다. 이 기사에서 최기자가 이 사건과 관련한 법원의 구체적인 판결내용을 적시하지 않은 것은 독자로 하여금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오해하게 하였다.

더구나 이 기사의 후반에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와 구속된 5인가족 대책위원회의 회견내용을 동일기사로 게제함으로서 기자 스스로 기사의 객관성을 훼손시켰다.

처음부터 이 기사는 법원의 판결내용과, 국보법폐지연대와 대책위의 회견내용을 각각 별도의 기사로 게제했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기자의 시각을 효과적으로 반영시키기 위해 두 기사를 무리하게 하나로 연결시킴으로서 기사가 대책위의 성명서로 전락한 것이다.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

'찌라시'가 아닌 '언론'을 기대한다

법원의 한가지 판결을 놓고 두 언론사가 보인 상반된 보도 태도는 법원의 판결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기 보다는 자사의 시각을 독자에게 강요하기 위해 해당 언론사의 관점만을 부풀려서 강조함으로서, 스스로 독자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검찰이 기소한 내용중 개인에게 적용된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지만, 검찰이 [6.15 이후 최대의 간첩단 사건]이라던 이 사건이 간첩단 사건이 아니라는 것 이었다.

특히 법원은 검찰이 피고인들에게 적용한 혐의에 대해 사안 별로 유무죄를 선고하였다. 그중에 피고인들이 북한에 보고했다는 55개 항목의 국가기밀탐지 및 보고 혐의에 대해서도 '21개 부분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고 35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거나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지만 조선이나 오마이의 기사는 이런 정황을 기사 내용에 전혀 다루지 않음으로서 두 기사 모두가 마치 법원이 어느 한편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것 처럼 오해하게 한 것이다.

미디어의 사회에 대한 영향력은 그 매체가 얼마나 독자에게 신뢰를 심어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가 뉴스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태도를 보여야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언론사의 소양이다. 해당 언론사의 관점에 의해 가해지는 논평이나 대안제시는 사실적이고 객관적 보도의 기반 위에서만 가능하다.

오늘날 언론이 객관적 사실을 보도도하는 것보다 자사의 관점을 독자에게 강요하려는 태도를 보여온 것이 독자의 신뢰를 잃게한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언론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사실을 무시하거나 왜곡한 보도나 그 보도를 토대로 작성된 논평은 그 매체를 소위 '찌라시'로 전락시킬 뿐 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 '찌라시'는 많지만 신뢰와 품위와 권위를 갖춘는 매체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이제 우리사회도 그런 매체를 하나쯤 가져도 될법한데 말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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