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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29 17:29 수정 : 2007.04.29 17:29

서형수 한겨레 대표이사와 곽신도 리포터의 대담

창간사무국 실무 막내서 대표이사로

[특별대담] 서형수 한겨레 대표이사
3월31일 제19기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이사가 된 서형수(50) 한겨레신문사 사장을 곽신도(67·경기도 파주시)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주주이기도 한 곽신도 리포터가 7만여명의 주주들을 대신해 한겨레 경영에 관해 궁금한 것들을 물었습니다. 이 만남은 지난 18일 본사 8층 대표이사실에서 있었습니다.

대표이사 당선 소감

―(곽신도 리포터) 지난달 제19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한겨레>의 대표이사직을 맡으신 각오가 남다르실 거라 생각합니다. 간단한 소회나 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서형수 대표이사) 보통 ‘한겨레신문’ 하면 신문이 창간된 1988년 5월15일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보다 먼저 한겨레신문 창간을 위한 조직인 새신문창간사무국이 꾸려졌고 그 날이 1987년 10월1일이었습니다. 새신문 창간에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설립을 위한 창립기금 모집, 사업계획 구상, 법인 등록 문제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는데 저와 한겨레와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 조직의 막내이자 신문사 설립을 위한 실무 담당자였던 제가 이제는 한겨레신문사의 최고 자리에 앉았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영광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크게 다가옵니다. 초대 대표이사를 지낸 송건호 선생부터 정태기 전 대표이사까지 총 8명의 대표이사가 모두 해직기자 출신이었는데, 저는 처음으로 해직기자가 아닌 경영 출신으로 대표이사가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선배들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서형수 한겨레 대표이사
서형수 한겨레 대표이사

-부산 동래고 졸업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새신문> 창간사무국

-한겨레신문 초대 기획부장, 사옥건설본부장, 기획실장, 판매국장, 사업국장, 뉴미디어국장

-인터넷한겨레 부사장

-인터넷한겨레(한겨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한겨레신문 전무이사

-한겨레신문 고문

-한겨레신문제작 대표이사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개인적 영광이면서 동시에 부담
선배들의 업적에 누 안되게 노력

경영전망과 경영 방침

―한겨레가 2년 동안 적은 금액이지만 연속 흑자를 실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의 전망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경영상태를 안정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요?

=정태기 전임 대표이사가 취임하던 때가 사실 굉장히 경영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2004년 회사는 전 대표이사가 비상경영 상황을 맞았지만 그 후 어려웠던 부분들을 부분적으로나마 극복하고 2005년, 2006년 2년 연속 흑자를 냈다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저도 재직기간 동안 흑자를 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신문 산업은 광고수익이 총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광고는 경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현재 우리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것보다는 외부에 의해 우리의 경영 성과가 좌지우지되고 있습니다. 통상 대선이 있는 해에는 경기의 불안정성, 정책 예측이 불가능한 점 등 때문에 광고시장이 위축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에도 광고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리기란 사실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최근 광고시장의 경향이 큰 신문사에만 광고를 몰아주는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어 예전보다는 한겨레의 경영상태가 많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창간 이래 3년 연속 흑자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은 종이신문 가구 구독률이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중·동의 신문판매 시장에서의 광포한 불법 판촉에 더해, 포털 뉴스와 무료신문의 범람은 <한겨레>를 사방으로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건 속에서 <한겨레>가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한겨레만의 차별성(경쟁우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겨레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궁극적으로 한겨레 경쟁력은 고객들에게는 ‘신뢰’,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자부심’을 쌓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 전 창간 당시에 내세웠던 구호가 ‘새신문’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민주화와 반민주화의 대립 상황이었기 때문에 반대편 목소리만 내면 ‘새신문’, ‘차별화신문’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세계화, 정보기술(IT)혁명, 소비자들의 가치관 변화, 생활방식의 변화 등에 의해 ‘새신문’, ‘차별화신문’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겨레의 차별성인 ‘새신문’, ‘차별화신문’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그 속에서 답을 찾아야만 한겨레가 생존할 수 있습니다. 이 답을 찾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인 물질 중심, 개인 중심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의 삶, 공동체의 삶 등에 초점을 맞추고, 내부 구성원들의 자부심을 키울 수 있다면 한겨레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겨레가 추진 중인 여러 사업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한겨레의 정체성에 맞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행하는 사업도 있고 수익을 위해 진행하는 사업도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여러 사업들의 사업성은 어떻습니까?

=신문사라고 하면 일단 신문에 집중하는 것이 원칙이자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문사가 의존하는 주 수입원인 ‘광고’가 외부 변수들에 의한 것이어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업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사업들 중에서 <씨네21>, <초록마을>, <한겨레출판> 등 자회사 중에서 성공하고, 해당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1등인 사업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실패한 사업들 역시 있습니다. 앞으로는 신규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투자’하는 것에만 국한시켜 기획하기보다는 투자 이후에 관리하는 부분에 더 신경을 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서형수 한겨레 대표이사
신문이 기호품으로 변한 시대
우리만의 시장 찾아 유지해야

지면에 대해

―한겨레는 창간 이후 소외계층의 이해를 대변하고 민주주의 실현과 통일 지향적인 논조로 우리 사회에 귀중하고 독보적인 공헌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만, 대표이사께서는 취임사에서 “한겨레를 좋아할 독자층을 다시 찾고 그들에게 <한겨레>를 좋아할 지속적인 이유를 제공할 수 있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배경을 이야기해 주시고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에 대하여도 말씀해 주십시오.

=현재 가구 구독률 기준으로 보면 5년 사이에 신문의 가정 구독률이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전에는 일반 가정에서 ‘신문’은 필수품이었지만, 지금은 기호품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문을 보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매체들의 영향으로 신문을 보지 않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일이 돼 버렸습니다. 신문이 기호품으로 변해버린 시대에도 <한겨레>가 살아남으려면 한겨레를 가장 좋아하는 독자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서 그들을 찾고, 그들의 요구들을 들어줘야 합니다. 다른 신문이 차지한 시장을 무작정 따라갈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신문’에 대한 요구와 기대감을 갖고 있는 독자층들을 개발하고 접근해서 그들에게 가장 좋은 신문이라는 인식 등을 통해 차별화를 이뤄야 합니다. 우리의 생존과 성장 요인은 남들과 다른 우리만의 시장을 찾고, 우리만의 룰에 의해 그 시장에서는 한겨레가 일등인 신문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초심’ 잊거나 놓지 않도록
주주들의 질책과 격려 부탁

주주와의 관계

―<한겨레>는 6만6천여 소액주주가 있고 <한겨레>에 바라는 요구도 천차만별입니다. 해마다 주주총회에서 많은 주주들은 좀 더 <한겨레>와 가깝게 어울리고 소통하고픈 열망을 피력합니다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인상을 받습니다. 평소 주주들과의 소통 관계를 어떻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십니까?

=장삿속 얘기 같지만 우리 6만6천여 주주들은 우리의 주인이면서 동시에 고객입니다.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창간 주주님들의 경우, 이사를 가거나 무기명으로 기금을 낸 경우에 이들과 연락할 방법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연락이 닿는 주주들만이라도 최대한 회사가 그분들의 요구들을 받아들이고, 경영 전반에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귀중한 자원인 주주님들을 더욱 가깝게 하고, 우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요구가 회사 경영에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들이 분출했습니다. ‘국민이 주인인 한겨레’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대표이사의 복안은 무엇인지요?

=우리 주주들의 수가 워낙 많고, 흩어져 있고 연락두절인 분들이 많아서 사외 주주분들의 뜻을 모두 모으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게다가 주주총회에 오시는 사외 주주들은 실제 전체 주주들의 10%도 되지 않습니다. 만약 주주들의 대표성을 띠는 의견을 확보할 수 있다면, 회사 경영을 하는 데 이를 쉽게 반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주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회사 전반적인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올 한해 동안 새로운 기업 지배 문제라든지, 새로운 경영권 창출 방식 등에 대해 고민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주주와 독자들에게 이 기회에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저희들은 회사 안에 있기 때문에 창간주주님들이나 열성독자들이 바라는 ‘초심’을 잊어버리거나 놓칠 수 있습니다. 한겨레가 관성에 빠졌을 때에는 따끔하게 질책해 주시고 잘할 때는 아낌없는 격려를 해주시면, 주주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들은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담 곽신도 sintokwak@naver.com/주주 겸 <하니바람> 리포터

정리 김소연 ksy@hani.co.kr/<하니바람> 편집팀

사진 김윤섭 outskirts@naver.com/<하니바람>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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