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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2 17:57 수정 : 2007.06.12 19:14

‘신문의 미래’를 주제로 6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세계편집인포럼에서 교도통신 고문이 일본 신문사간 협력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지역신문사와 ‘포털서비스’ 협업 등 활로찾기
전세계 편집장 85% “신문 미래 낙관적이다”


남아공서 열린 60차 세계신문협회 총회

‘신문의 위기’라는 말이 어제오늘의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난해 세계신문협회(WAN) 통계에 따르면 232개국에서 날마다 5억1500만부의 신문이 팔렸다. 전세계 신문 총판매도 2.3%가 늘었다. 물론 미국·일본에서는 감소세이나 주로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가들의 신장세에 힘입은 바가 크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3~6일 열린 제60차 세계신문협회 총회와 제14차 세계편집인포럼(WEF)에는 100여개국 1500여명의 언론인이 참여해 디지털시대 신문의 미래를 활발하게 논의했다. 신문의 미래 및 신문사간 협업 혁신사례 등이 발표된 2개 세션의 논의를 소개한다.

신문의 미래에 낙관적인가?
신문의 미래 낙관적=페루 언론인 겸 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엘 코메르시오〉의 편집국장인 알레한드로 미로 케사다와의 비디오 인터뷰에서 손녀딸이 언론인이 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기뻐할 것이라며 신문의 미래를 낙관했다. 또 조사 전문기관 조그비가 온라인으로 전세계 편집장 435명에게 신문의 미래를 물었는데 “낙관적이다”라는 응답이 85%가 나왔다. 이 결과에 대해 뉴미디어 칼럼니스트인 제프 자비스는 “신문 편집간부들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신문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이 아니라 뉴미디어와의 융합 속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생존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온라인과 뉴미디어 저널리즘을 환영한다는 응답자도 79%에 달해 세계 신문의 지도자들은 다매체 시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신문사간 협업 등 활로 찾기=신문들은 이제 살아남기 위해 적과의 동맹도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고 여긴다. 일본에서는 47개 현에서 〈교도통신〉을 비롯해 〈니혼게이자이〉 등 전국지와 지역신문 52개사의 신문들이 참여해 〈47뉴스〉라는 전국적 뉴스사이트를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이 포털은 신문사의 자체 사이트와 달리 별도로 운영된다. 여기에는 1만여명의 언론인과 그 외에 기술직이 총동원됐다. 야마구치 고 교도통신 특별고문은 “모든 신문들이 지역 주재기자를 둘 수는 없다. 설사 있더라도 그 지역을 잘 알 수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이런 배타적 뉴스를 공급받는 것은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콘텐츠도 젊은이들의 관심에 맞는 스포츠 분야 등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17개 지역 일간지들이 사진과 기사를 공유하는 〈지디피(GDP)〉를 만들었다. 지디피는 2006년 월드컵 때 대특종인 지네딘 지단의 ‘박치기 사건’ 사진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지디피의 편집이사인 마르설 판 링언은 “기자들뿐 아니라 프리랜서인 전문가를 동원해 △신문의 질을 높이고, △모든 현장에 기자를 보내지 않아 비용이 절감됐으며 △경쟁할 부분에 전력투구해 집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세 가지의 장점을 들었다.

폴란드의 최대 일간지 〈가제타 비보르차〉는 임신부의 경험담을 통해 웹 2.0 신문이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보여준다. 폴란드 413개 병원에 있는 임신부 4만명이 해마다 겪는 경험을 담았다. 그제고르시 피에호타 특별기획편집장은 “인터넷에 감사할 일인데 우리는 젊은 임신부들이 겪는 다양한 체험담을 수천가지나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들이 보내온 사진만도 20만장이 넘는다. 왜 4만명이나 되는 임신부들이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기를 결정했을까? 그것은 그들이 병원에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다음번에 이용할 다른 임신부들에게 더 좋은 정보를 얻게 하는 이른바 시민 저널리즘으로 확장됐다. 이에 대해 포럼에 참가한 김영욱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실장은 “실제로 독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사회의 부조리나 비리를 시민의 입을 통해 사회적으로 의제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언론으로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케이프타운/글·사진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아프리카는 ‘가난·에이즈’만의 땅?
편집인포럼 ‘아프리카 보도방향’ 토론

‘가난, 질병, 내전, 부패, 독재, 에이즈’. 그동안 세계 언론이 아프리카를 보도하면서 주로 언급하던 어휘들이다. 특히 서양 언론이 아프리카를 포함한 제3세계를 굴절된 시각으로 보도하면서, 그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도 진실과는 거리가 있게 만들었다.

남아공에서 열린 편집인포럼은 ‘세계와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아프리카 보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도 마련했다. 화두는 ‘진실이 최고’가 제시됐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벤드레〉 발행인인 셰리프 무미나 사이는 “아프리카도 중동의 알자지라처럼 자기들의 문제를 자신들의 눈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뉴스매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황금펜상 수상자인 짐바브웨의 조프리 니아로타는 “외국 특파원들이 대부분 요하네스버그를 기반으로 아프리카 전 지역을 다루고 있다”고 밝히면서 “당연하게도 그들의 세 번째 문장은 ‘외교 인사에 따르면’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모든 외교인사가 짐바브웨 무가베 정부에 일어난 일을 알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물론 그도 이 문제는 짐바브웨가 언론을 통제하기 때문에 외국 미디어의 실수만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로이터〉의 사진기자 핀바르 오라일리는 “아프리카는 전쟁과 기아만의 나라가 아니라 희망과 미래를 꿈꾸는 삶이 있는 곳”이라며, 균형감각을 갖고 부정적인 면만이 아닌 긍정적인 면도 볼 것을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서양 언론 탓만 하지 말고 아프리카 언론인들의 자성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가이 버거 남아공 로데스대학 저널리즘학과 교수는 “그동안 서양 언론이 아프리카를 언급할 때 부정적,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아 나쁜 이미지를 심은 것은 사실이다. 때론 구글 등이 인구통계 등 틀린 정보를 올려 나쁜 이미지 확산에 일조했다. 그러나 이젠 그런 나쁜 보도에 대해 불평하는 일을 멈추고 스스로 새롭게 시작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좋은 곳만 비치는 선샤인 저널리즘을 옹호한다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언론인들 스스로 좋은 뉴스든 나쁜 뉴스든 추한 뉴스든 대륙의 이야기를 스스로 전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만약 아프리카 언론인들이 무엇이 새로운 것인지를 점검하고 그것을 글로 쓴다면 서방세계가 곧 따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를 맡은 마타타 체두 〈시티프레스〉 편집장은 2년 뒤에도 책임있는 보도나 자기반성 없이 서양 언론의 아프리카 보도만 호통친다면 그거야말로 비극일 것이라는 말로 토론을 마무리했다.

문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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