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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4 17:15 수정 : 2007.06.24 17:15

대전지역에서 활동중인 판촉사원 김용선(앞쪽), 김용현씨.

형제 판촉사원 김용선·김용현씨

신문사도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회사에서 만든 상품(?)을 파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전지역에서 신문을 팔고 있는 판촉사원 김용선(43)씨와 김용현(40)씨를 지난 18일 대전지사에서 만났습니다. 단정한 얼굴에 차분하고 설득력 있는 말솜씨가 인상적인 용선씨와 거침없는 말투에 시원시원한 외모의 용현씨. 얼핏 보아서는 닮아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한겨레 판촉사원들 중 유일한 형제 판촉사원입니다.

<한겨레> 창간 19돌에 ‘감사패’까지 나란히 받은 형제는 인터뷰 내내 판촉으로 단련된 청산유수 같은 말솜씨를 자랑했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어색해하고 어쩔줄 몰라 했습니다. <편집자>

- 김시열(리포터) : 전 형제가 5남매인데, 같은 중·고등학교를 나와도 형제가 같은 일을 한다는게 쉽지 않죠. 형제가 어떻게 같은 일을 하게 되었나요?

= 김용현(동생) : 신문업계에 발을 들인건 제가 먼저였어요. 예전에 백화점 수산물 매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던지라, 처음 선배들 따라서 ‘신문판촉’을 배우러 갔을 때 ‘별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첫 날 거뜬히 한겨레신문 세 부를 구독신청 시켰으니까요.

= 김용선(형) : 제조업에서 생산관리를 맡다 동생 소개로 우연히 신문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지요. 쾌활한 성격의 동생과 달리 처음엔 ‘판촉’이라는게 상당히 어렵더라구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나름대로 노하우를 얻고, 영업관련 책도 사보고,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 김용현 : 사실 형은 어렵게 시작했어요. 맘고생도 많았고요. 하지만 판촉팀으로 지금 형을 대신할만한 파트너는 없어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게 많죠. 나를 잘 알고 이해해주니 믿음직스럽고, 덜 외롭고….

세트신문 판치는 신문시장
기형적 관행 뿌리 뽑아야


- 김시열 : 형제가 신문판촉을 하시면 주위 가족들도 도움을 많이 줄 것 같은데요.

= 김용현 : 저희 형제가 3남 1녀인데요. 저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일체 신문을 권하지 않습니다. 아는 사람한테 먼저 신문 팔고 밑천 떨어지면 갈 데가 어디 있겠어요? 아껴둬야죠.(웃음)

= 김용선 :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신문시장에 대한 자세한 내막을 잘 모르시고, 친지들은 그냥 ‘판촉해서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구나’하는 정도로 생각들 하지요.

- 김시열 : 신문 구독을 권유한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텐데요?

= 김용현 : 아무 집이나 무작정 찾아가 신문 보라고 하지 않습니다. 삶의 고민과 생활 조건이 저와 비슷해 이야기가 잘 통할 만한 30~40대 젊은 분들에게 집중적으로 한겨레를 권합니다. 동병상련,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통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지요. 그리고 외근 활동이 대부분이다보니 밖에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식당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주인에게 먹은 음식에 대한 이러저러한 평도 해주며 저에 대한 인상과 여운을 남깁니다. 몇 번 더 그 식당을 이용하게되고 그러다 보면 <한겨레>를 소개할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오죠.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자신있게 한겨레를 알립니다.

= 김용선 : 신문은 마약 같아요. 한 번 눈에 익으면 계속 그것만 보게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모가 보는 신문을 자녀들도 그대로 보는 경우가 많은거죠. 자녀가 있는 독자의 경우 대를 이어 한겨레를 볼 수 있게도 한다는 말입니다. 문제는 학생들이 신문을 잘 안본다는 겁니다. 또 실제 현장에서 독자들을 만나보면, 예전의 주주·독자층이 한겨레와 멀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지금의 정부가 갖은 불법판촉 행위로 혼탁해져 있는 신문유통시장을 개선해 보려 노력 했지만, 오히려 지국 사정은 더 어려워졌어요. 자전거, 선풍기 등 ‘선물’을 주는 대신 요즘엔 ‘무료신문’을 주니까요. 신문을 구독하면 스포츠신문이나 경제신문을 끼워주는 이른바 ‘세트신문’이 판치는 결과를 낳아 버렸죠. 신문고시법을 강력하게 시행했으면 이런 기형적인 관행이 뿌리뽑혔을텐데….

며칠간 공들여 신문 권하죠
계속 보도록 회사가 노력해야

- 김시열 : 한겨레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합니다.

= 김용현 : 한겨레는 잘 성장할 것입니다. 조중동이 처음부터 독자가 많았습니까? 오랜 세월동안 나름대로 독자층을 가질 시간이 있었던 것 뿐입니다. <한겨레>도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주 독자층인 3·40대가 자식세대에게 <한겨레>를 물려주는 역할을 하게 될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은 그냥 이뤄지는 건 아닙니다. 독자층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해요. 신문구독 초기에 관리가 중요한데 제 생각에는 본사에서의 적극적인 독자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독자 한 사람 확보하기 위해 짧게는 40∼50분 때로는 며칠 간의 공을 들이거든요. 우리 몫은 독자를 만드는 일까지에요. 이후에 계속 신문을 구독하도록 하는 건 회사의 몫이죠.

= 김용선 : 지난 5월에 대전지역 주주·독자들을 초청한 ‘식장산 등반대회’ 같은 행사는 참 좋았습니다. 한겨레 식구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좋은 홍보가 됐지요. 이런 행사를 많이 해주면 일선 영업 현장에서 판촉 일하기도 아주 수월합니다. 이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다니다 보니 얼굴만 봐도 한겨레를 볼 분인지 아닌지 판단이 되더라고요. 더 많은 분이 한겨레 독자같은 인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글 김시열 abukung@hanmail.net/<하니바람> 리포터, 사진 김윤섭 outskirts@naver.com/<하니바람>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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