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가족 주주’ 이숙희씨네
|
‘온 가족 주주’ 이숙희씨네
“아들 둘에게 재작년 한겨레 주식 1000주씩을 사주었습니다. 돈이 아쉬울 땐 후회되지 않냐고 묻는 분도 있지만 오히려 그때 사줄 형편이 되었던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결혼 전 은행원 시절 한겨레 창간을 기뻐하며 한겨레 주식을 처음 구입했고 지금은 가족 모두가 주주·독자라는 이숙희(44)님 가족을 소개합니다. “신문을 읽게 된 건 순전히 남편 때문이었어요. 대학생이었던 남편을 교회에서 만났는데 바쁜 직장 생활로 신문을 읽지 않는 저에게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어떻게 하루에 신문 한 부를 안 읽느냐’고요. 그때부터 신문을 보기 시작했어요.” 부인이 지난날을 회상하며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남편 유홍석(44)씨도 한마디 거듭니다. “80년대 학번이면 누구나 그렇듯이 당시 저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집회도 많이 참가했죠. 그러다 한겨레 창간 소식을 듣게 됐어요. 이거다 싶더라구요.” 학생이었던 남편은 한겨레 독자로, 직장인이었던 부인은 한겨레 주주로 그렇게 그들은 한겨레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그들과 한겨레와의 인연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재작년 8월 한겨레가 ‘제2창간운동’을 한다는 소식에 부인은 아들 재협(15·청주 원봉중3)군과 준협(13·청주 용암초6)군에게 각각 1000주의 한겨레 주식을 사 준 것입니다. “사람은 사물이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관점’이라는 안경을 쓰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진보와 보수의 관점을 둘 다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분단된 국가에서는 말이죠. 그런 점에서 우리 아이들도 한겨레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들 앞으로 선뜻 주식을 구입했죠. 우리 아들들과 한겨레 모두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요”라며 어머니 이씨는 말합니다. 남편은 독자로 저는 주주로 ‘한겨레와의 인연’시작됐죠선풍기 하나로 여름 나지만 아이들엔 1천주씩 주식선물
자신도 적지 않은 주식을 가진 주주인데 자식들에게도 한겨레 주식을 사주었다니 이 부부, 대단한 부자일 것 같지만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나는 검소한 살림이었습니다. 얼마 전 서울에서 청주의 한 시골로 이사가게 되었다니, 이 부부 뭔가 달라 보입니다. “사람들은 저희를 보면 왜 시골로 이사가냐고 그래요. 요즘은 서울, 서울 하잖아요. 하지만 우리 가족은 아니에요.” 그래서인지 두 아들도 부모 못지않게 뭔가 다르긴 다릅니다. 중학생인 큰아들 재협군은 그 흔한 학원 하나 다니지 않습니다. ‘성적’에 매달리지 않는 부모 영향 덕이지요. 그래서 벌써 자신만의 특기도 찾았습니다. “한겨레신문을 보면서 현대사 문제를 인식하게 됐어요. 나중에 꼭 훌륭한 역사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라는 재협군은 벌써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합격해 자격증도 땄습니다. 형과 달리 개구쟁이인 막내 준협군은 산을 좋아합니다. 손에 흙 묻히기 싫어하는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준협군은 매일 뒷산에 올라 곤충도 구경하고 새도 구경합니다. 나중에 ‘생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네요. 시골로 이사가자고 먼저 제의한 것도 산을 좋아하는 준협군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취미도, 관심사도 서로 다르지만 한겨레를 보며 미래를 꿈꾸는 모습은 영락없는 형제입니다. 한겨레에 대해 칭찬 일색일 것 같은 이 가족, 한겨레에 대한 바람을 묻자 아쉬움도 나타냅니다. “저희도 아파트에 살다 보니 솔직히 우리 아파트 값이 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신문들이 ‘아파트 갈아타는 방법’을 소개할 때 한겨레는 서민 주거환경을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주식 폭등에 웃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더 많잖아요. 세상이 주식열풍, 부동산 열풍에 휩싸였을 때 한겨레는 의연하게 대처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고순계 jogoogtongil@korea.com/<하니바람> 리포터, 사진 김윤섭 outskirts@naver.com/<하니바람> 사진가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