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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9.01 19:48 수정 : 2010.09.01 19:48

기자들 “권력비판 보도 죽이기”

임원회의에서 개편안 가닥
주말 9시뉴스 시간대 변경
보도국 구성원들, 철회 요구

‘피디수첩 방송보류 사태’가 일단락되자마자 <문화방송>(MBC)이 ‘후플러스’ 폐지와 ‘뉴스데스크’ 시간대 변경 논란으로 들끓고 있다. 문화방송 보도본부 기자들은 “경영진이 권력 비판성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폐지해 엠비시 보도 기능을 약화시키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화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0일 김재철 사장이 ‘프로그램 편성’을 의제로 주재한 임원회의에선 11월 프로그램 개편에 맞춰 시사프로그램인 후플러스를 폐지하고 주말 뉴스데스크 시간대를 옮기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임원회의 결정 사항은 이튿날 제작진에게 통보됐다.

후플러스의 한 제작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프로그램 존폐 이야기가 나오더니 김 사장 취임 뒤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며 “보도제작국장이 31일 ‘임원회의 결정이므로 되돌리기 힘들 것 같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해 제8기 방송문화진흥회 출범 직후부터 여당 추천 이사들은 피디수첩과 ‘뉴스후’(후플러스의 전신) 및 ‘시사매거진 2580’의 성격이 겹친다며 통폐합을 주장해왔다. 사쪽은 후플러스 방송 시간대(현재 목요일 밤 11시)를 일요일 아침 7시께나 토요일 심야시간으로 옮기는 안도 제시했으나, 제작진이 반발하자 폐지 쪽으로 논의를 굳히는 상황이다. 뉴스데스크도 애초 평일 방송 시간까지 바꾸는 쪽으로 이야기를 꺼냈다가, 반발에 부딪히면서 주말 뉴스만 한 시간 당겨 내보내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사쪽은 국제시사프로그램인 ‘더블유’(W) 폐지 또한 검토중이다.

사쪽이 내세우는 후플러스 폐지 이유는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대비한 경쟁력 강화와 시청률 제고’다. 차경호 보도본부장은 “사장이 강조하는 기준이 공익성과 시청률 및 광고판매율인데 후플러스는 하나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고, 뉴스데스크 건에 대해서도 주말엔 시청자들이 좀더 일찍 뉴스를 보고 싶어 한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며 “종편을 앞두고 방송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폭넓은 개편을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문화방송 기자회는 1일 저녁 총회를 열어 본격 대응방안을 논의했고, 보도제작국 구성원들은 31일 별도 성명을 내어 “‘연성 뉴스’ 확대와 ‘심층 비판보도’ 축소를 통해 시사보도를 시청률에만 철저히 복무하도록 관리하겠다는 의도”라며 사쪽에 철회를 요구했다. 전직 뉴스후·후플러스 제작진들도 30일 실명 성명을 통해 “권세 있는 자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방송물을 없애려는 의도가 후플러스 폐지 시도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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