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 부처 구독현황, 조중동과 한겨레 순
문광부의 대통령 보고, 조중동 편중 심각
정부 광고도 동아, 조선, 중앙 순으로 쏠려
우리나라 장관들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이른바 ‘조중동’과 함께 <한겨레>를 꼭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독부수는 조중동에 편중돼 있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여론을 균형 있게 수렴하는 데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대강 사업 등 논란이 되는 국책사업을 맡은 경우에는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28일 공개한 48개 부처의 ‘차관 이상 신문구독 현황’을 보면, 이만의(환경부), 유정복(농림수산식품부), 이주호(교육과학기술부) 장관실은 전국 단위 아침신문 9개(경향· 국민· 동아· 서울· 세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를 모두 구독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실은 8개(세계 제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실은 7개(세계·한국 제외),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실은 4개(조중동·한겨레)를 구독했다.
구독부수에선 조중동이 많았다. 감사원장실의 경우 9개를 모두 구독했으나, <조선일보>(3부)를 가장 많이 구독했다.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는 2부씩, 나머지는 1부씩이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실은 9개를 모두 구독했으나, 신문 시장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감독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정호열 위원장실은 조선· 동아를 2부씩, 중앙· 한겨레를 1부씩 구독했다.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실은 조중동만을 구독했다.
헌법재판소는 1명의 재판관실에선 조중동을 모두 보고, 8명의 재판관실에선 <한겨레>를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은 “모두 26종을 구독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목록과 구독료는 “신문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양해해달라”며 공개를 거부했다고 서 의원은 밝혔다. 서 의원은 “부처 책임자는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균형 있게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며 “편향된 구독행태를 보이는 것은 이들이 일방적인 여론을 듣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정 현안과 관련한 언론사 칼럼들을 모아 매주 대통령에게 전하는 보고서도 조중동 위주로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28일 문화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대통령 관련 언론·전문가 제안 보고서’를 보면, 지난 1년 동안(2009년 8월~2010년 9월) 실린 총 230개의 칼럼 중 <중앙일보> 63건, <조선일보> 49건, <동아일보> 30건 등 3개 언론사의 칼럼이 142건(61.7%)이나 차지한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각각 3건과 2건에 불과했다. 뒤를 이어 <서울신문> 26건, <한국일보> 22건, <문화일보> 16건, <국민일보> 10건, <세계일보> 9건 순이었다.
보고서에 실린 칼럼들은 중도실용·천안함 침몰 사건·4대강 사업·대북정책·세종시·지방선거 이후 국정쇄신· 등 10개 주제를 담고 다루고 있는데, 세종시가 60건으로 가장 많고 천안함 39건, 중도실용·친서민정책이 27건, 대북정책 25건, 4대강 23건이었다. 문화부는 세종시와 관련해선 <중앙일보> 16건, <조선일보> 11건, <동아일보> 7건을 실었으나 <한겨레> <경향>은 각 1건씩만 올렸다. 조중동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선 24건(61%), 4대강 사업 18건(78%) 대북정책 16건(64%)이었으나 이들 현안에 대해서 <한겨레> <경향>은 한 건도 실리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불통’에는 이유가 있었다”라며 “청와대가 최소한 전체 국민 여론이 흐름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라도 진보와 중도, 보수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광고에서도 조중동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제출받은 ‘정부 부처 언론사 광고 현황’을 보면, 2010년 1월부터 8월 현재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중 정부 광고 수주액이 가장 많은 언론사는 <동아일보>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3억5500만 원의 정부 광고를 받아, 2~3위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2위는 <조선일보>로 2억3000만원, <중앙일보>는 1억8500만원으로 3위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순서로 3억9100만원~3억7800만어치의 정부 광고를 수주했다. 올해 <동아일보> 쏠림현상이 더 심화된 셈이다.
이에 따라 <동아일보>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3년 연속 일간지 중 정부 광고 수주액 1위를 기록했다. 참여정부 때는 <중앙일보>가 선두, <동아일보>가 3위권이었다. 반면 참여정부 시절 중위권이었던 <한겨레>와 <경향>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억4900만원을 수주했던 <한겨레>는 올해 7600만원으로 급감했다. <경향> 역시 지난해 1억9800만원에서 올해 7100만원으로 급감했다.
e뉴스팀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