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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5 08:34 수정 : 2005.08.05 17:26

“중앙일보 기자들은 다짐합니다”

중앙일보 기자들이 안기부 도청 녹음테이프와 관련해 반성과 다짐을 담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5일 중앙일보 2면에 '중앙일보 기자 일동' 명의로 발표된 이 글에서 기자들은 "눈앞이 캄캄했다"라고 말을 꺼낸 뒤 "최근 공개된 옛 안기부 도청 녹음테이프 내용 중 일부가 중앙일보 대주주인 홍석현 주미대사와 관련된 사안이란 것 알고 난 뒤 밤낮없이 현장을 누비며 쌓아온 독자와 국민 여러분의 신뢰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느낌이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들은 "사주의 잘못일 뿐이라고 떠넘기거나 책임을 피하려 하지 않겠으며, 일부 핵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거나 그때와 지금의 중앙일보는 달라졌다는 말들도 모두 변명으로 비칠 수밖에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비판과 감시의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언론이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엄격한 도덕성과 규율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몸둘 바를 모를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어 "1997년 대선 과정에서 삼성과 정치권의 부적절한 관계에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개입한 것은 언론사 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처사였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중앙일보 독자와 국민을 실망시킨 이런 과거의 잘못에 대해 당사자인 홍석현 대사는 물론 우리 기자들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기자 일동은 "중앙일보는 99년 삼성과 완전히 분리됐고 이번 사태는 그 이전에 벌어진 일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중앙일보가 삼성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니냐는 국민과 독자 여러분의 우려가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과거의 부적절한 관행이 혹 남아 있다면 이를 과감히 끊어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중앙일보 기자들은 다짐합니다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최근 공개된 옛 안기부 도청 녹음테이프 내용 중 일부가 중앙일보 대주주인 홍석현 주미대사와 관련된 사안이란 걸 알고 난 뒤 저희는 참담했습니다. 밤낮없이 현장을 누비며 쌓아온 독자와 국민 여러분의 신뢰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느낌입니다.

저희는 이번 사태로 중앙일보에 대한 독자와 국민 여러분의 실망과 질책이 얼마나 큰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사주의 잘못일 뿐이라고 떠넘기거나 책임을 피하려 하지도 않겠습니다. 일부 핵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거나 그때와 지금의 중앙일보는 달라졌다는 말들도 모두 변명으로 비칠 수밖에 없음을 저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비판과 감시의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언론이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엄격한 도덕성과 규율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입니다.

1997년 대선 과정에서 삼성과 정치권의 부적절한 관계에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개입한 것은 언론사 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처사였습니다. 중앙일보 독자와 국민을 실망시킨 이런 과거의 잘못에 대해 당사자인 홍석현 대사는 물론 우리 기자들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99년 삼성과 완전 분리됐습니다. 물론 이번 사태가 그 이전에 벌어진 일이라고는 하지만,여전히 중앙일보가 삼성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니냐는 독자와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있음을 저희는 이번 사태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다시 한번 주위를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부적절한 관행이 혹 남아 있다면 이를 과감히 끊어버리겠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중앙일보는 신뢰받는 정론지로서, 삼성은 일류 기업으로서 각기 제 갈 길을 가야 합니다.

중앙일보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스스로를 얽어 넣었던 불행한 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성과 깨달음을 통해 새 출발을 다짐했고, 2002년 대선 보도 등을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저희는 언론이 특정 정파나 사주.기업 등의 이해관계에 휘말릴 경우 엄청나게 큰 후유증을 겪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저희 기자들은 공정보도위원회의 내부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등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위한 발걸음을 더욱 재촉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저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그리고 독자와 국민 여러분께 더 다가가기 위해 신발끈을 고쳐 매겠습니다. 신뢰 회복에 앞으로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믿습니다. 오늘의 고통과 시련이 중앙일보가 보다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이제 독자와 국민을 두려워하는 겸허한 자세로 더 힘차게 뛰겠습니다.

많은 격려와 함께 애정 어린 눈길로 지켜봐 주십시오.

2005년 8월 5일

중앙일보 기자 일동

http://blog.yonhapnews.co.kr/hoprave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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