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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일장학회를 운영하다 정수장학회 전신인 5·16장학회에 <문화방송>(MBC)과 <부산일보> 등 재산을 빼앗긴 고 김지태씨의 부인 송혜영씨가 15일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 앞에서 눈물을 쏟고 있다. 송씨와 아들 김영찬(오른쪽)씨는 ‘정수장학회 사회환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문화방송·부산일보 지분 매각 계획을 항의하러 왔지만, 정수장학회 쪽은 문을 걸어잠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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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지분엔 법적 조처했지만
MBC주식 처분은 상상조차 못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문화방송>(MBC) 경영진이 비밀리에 문화방송 지분 매각 등 민영화를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자, 정수장학회에 재산을 빼앗긴 김지태씨 유족들이 문화방송 지분 매각을 막기 위한 법적 조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수장학회의 전신 격인 부일장학회를 운영했던 김씨의 유족들은 15일 오후 서울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학회가 문화방송 지분을 사적 재산으로 여기고 이를 마음대로 매각하려 한 것에 분노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매각 금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수장학회 이사진에게는 “국민과 유족에게 백배사죄하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김씨 차남 김영우씨는 “부산일보 지분은 필요한 조처를 했지만, 설마 문화방송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질 상황인 만큼 그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씨 유족들은 법원에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지난 3월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김영우씨는 “정수장학회는 현재 법적으로 부산일보 주식을 단 한 주도 팔 수 없다”며 “문화방송도 같은 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씨 유족들은 이날 오전에는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에 입주해 있는 정수장학회를 항의 방문했다. 김씨 부인 송혜영씨는 “정수장학회는 오늘 처음 방문한다”며 “피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30분 정도 문을 두드리며 대화를 요구했지만, 정수장학회 쪽은 문을 걸어 잠그고 응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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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태씨 다섯째 아들 영철씨가 15일 오전 정수장학회 앞에서 진정서를 낭독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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