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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21 20:13 수정 : 2012.10.21 23:00

부일장학회를 빼앗긴 김지태씨 유가족들(오른쪽 부인 송혜영씨, 가운데 다섯째 아들 김영철씨, 왼쪽 여섯째 아들 김영찬씨)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 건물에 있는 정수장학회 사무실을 찾아가 굳게 닫힌 철문을 두드리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박 후보, 허위사실 유포” 성토
30년사 책엔 ‘부일장학회 법통’
“이제와 새로 만들었다 말하나”

“애초 오늘 기자회견에 대해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유력 대선후보라는 사람의 역사인식이 이 정도일 줄이야…, 실망과 분노를 넘어 참담함이 느껴집니다.”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 원소유주 고 김지태씨의 5남 김영철(61)씨는 2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두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박 후보가) 이제 국민들을 상대로 아버지를 ‘부정축재자’로 몰아가고 있다”며 “변호사와 상의해서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조처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강력 대처 의지를 밝혔다.

김씨는 아버지 김지태씨를 ‘존경받는 기업인이자 8년 동안 국회의원을 지낸 분’이라고 설명하며 박 후보의 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부산일보>는 비록 지역신문이었지만 자유당 정권시절부터 독재와 폭압에 맞서 싸운 훌륭한 신문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고요. 그런 신문의 사주인 아버지가 4·19 때부터 부정축재자로 지탄받았다니….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입니다.” 그는 “시민들이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성토했다”는 박 후보의 말은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되받았다.

김씨는 “정수장학회가 부일장학회를 그대로 승계한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무지의 소산’이거나 ‘의도적인 발뺌’이라고 주장했다. 정수장학회에서 펴낸 <정수장학회 30년사>(1992년)라는 책에 ‘5·16장학회는 부일장학회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그 법통이 이어져 내려온다’고 돼 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자기들이 펴낸 30년사를 부정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언제든 본인 유리하게 입장을 바꾸는 것입니까?” 김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문이 프롬프터에 비춰지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
김씨는 박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가장 경악한 부분은 유족들의 주식반환청구소송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한 언급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강압이 없었다고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며 “강압은 있었지만 시효 때문에 (돌려주는 건) 곤란하다는 것이 판결문의 요지였다”고 성토했다.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의 이름을 비롯해 이사진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김씨는 “꼼수이며 야비한 술책”이라고 못박았다. “정수장학회를 강탈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면서 이름과 이사진을 바꾼다고 뭐가 달라집니까? 정수장학회를 개인재산처럼 팔아버리려고 했으면서….” 정수장학회의 잘못된 시작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외형이 어떻게 변하든 ‘장물’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그는 “정수장학회를 본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 외에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또다른 짐이 유족들에게 지워졌다”며 “(박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아버지를 이렇게 모함하니 이제 또다른 싸움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관련 영상] 정수장학회 의혹 NLL로 돌려막는 새누리당(김뉴타 1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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