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4.29 20:57
수정 : 2013.04.2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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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구영회, 김종국, 안광한, 최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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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회·김종국·안광한·최명길
모두 MBC 기자·피디 출신
새달 2일 이사회서 사장 선임
언론노조 “김재철 동조자 반대”
<문화방송>(MBC) 사장 후보가 구영회(60) 전 문화방송 미술센터 사장, 김종국(57) 대전문화방송 사장, 안광한(57) 문화방송 부사장, 최명길(53) 문화방송 보도국 유럽지사장 등 4명으로 압축됐다.
문화방송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9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김재철 전 사장의 퇴진으로 공석이 된 사장직 공개모집에 응한 25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제출한 경영계획서를 검토한 뒤 투표로 이렇게 결정했다. 애초 방문진은 후보자를 3배수로 압축하기로 했으나 이사 9명의 표결에서 동점자가 나와 4명을 후보로 선정했다.
김충일 방문진 이사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표결 결과 공동 3위가 있어 4명이 됐다”며 “2일 오전 이사회에서 4명 가운데 1명을 사장 내정자로 선임한 뒤 그날 오후 바로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장 후보 4명은 모두 문화방송에서 25년 넘게 기자·피디를 거쳐 간부로 근무한 이들이다. 문화방송 안팎에서 새 사장의 성향과 정책에 따라 방송의 정권 편향적 태도가 이어질지, 또는 공정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영회 전 사장은 정치부장, 보도국장, 경영본부장, 삼척문화방송 사장을 역임했고 이번에 네번째 사장직 도전이다. 그는 2008년, 2010년, 2011년에도 최종 후보군에 올랐다. 김종국 사장은 경제부장, 정치부장, 기획본부장을 지냈고, 김 전 사장이 추진한 지역사 통폐합에 따라 마산-진주 문화방송을 통합한 창원문화방송 사장을 지낸 바 있다.
유일하게 피디 출신인 안광한 부사장은 편성국장과 편성본부장을 역임한 뒤 부사장이 돼 김 전 사장 퇴진 뒤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최명길 유럽지사장은 워싱턴 특파원과 보도제작국 부국장을 거쳐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진행한 바 있다.
방문진은 다음달 2일 오전 10시 이사회에서 후보 4명에 대해 1명당 40분간 면접과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사장 후보를 최종 결정한다. 새 사장 임기는 김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까지 약 10개월이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문화방송 새 사장은 언론 본연의 역할인 권력기관 감시와 견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철학을 갖춘 인물이 선임돼야 하며, ‘김재철 체제’를 연장하는 인물은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언론노조는 특별 결의문을 통해 “후보들 중에는 김 전 사장과 결탁해 공영방송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김재철 체제’가 유지되는 데 적극 가담한 인물이 포함돼 있는데, 새 사장에 ‘김재철 체제’의 인물이 선임되면 이명박 정권에서 불거졌던 언론 장악 논란이 재연돼 사회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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