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
3개면에 걸쳐 ‘권력에 쓴소리’ ‘소신 뚜렷’ ‘원칙 중시’ 등등
‘극보수 성향’ 칼럼 해명도…언론단체 “지면의 사유화” 비판
10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의 ‘극보수적’ 성향 등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가 자사 출신 문 후보를 기사와 사설을 통해 적극 두둔하고 나섰다. 다른 보수신문인 <조선일보>·<동아일보>가 일부 우려를 표시한 것에 견줘 심각하게 객관성과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11일, 1면 머릿기사를 비롯해 3, 4면 등 3개면에 걸쳐 문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두둔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특히, 중앙은 3면에 ‘“권력에 쓴소리 … 대통령에게 할 말 할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문 후보자 평가를 실었다. 이 기사에선 ‘‘소신 뚜렷하고 원칙 중시’라는 작은 제목에서 보듯, 문 후보자가 총리에 적격이라면서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4면에는 논란을 빚고 있는 문 후보자의 과거 칼럼에 대한 방어에 나섰다. 극보수 성향이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기사를 통해 “(문 후보자의 칼럼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 건강한 자유시장경제의 확립, 확고한 안보, 원칙론에 입각한 대북정책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복지 확대를 비판하고, 햇볕정책에 반대한 것에 대해 하나하나 대신 ‘해명’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언론단체 쪽에선 문 후보자의 칼럼을 ‘나쁜 칼럼’으로 꼽아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날 “예전부터 ‘이달의 나쁜 칼럼·사설’을 선정해왔다. 문 후보자는 그 과정에서 ‘나쁜 칼럼’에 5번이나 뽑혔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성명을 통해 “수구 냉전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문창극씨야말로 청산되어야 할 ‘적폐’ 1순위”라며 언론인으로서 이성적이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기는커녕 인간 존중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인식도, 분배와 정의 실현에 대한 의지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총리직을 수행할지 앞이 깜깜하다”고 비판했다.
|
6월 11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