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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에서 바로 청와대 소속으로 일터를 바꾼 이른바 ‘폴리널리스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한국방송> 출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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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윤두현·이남기 등
‘권력 해바라기’ 언론인 많아져
‘기자직 징검다리’ 문화 바꿔야
“외국선 정계 직행 수치로 여겨”
‘직업선택 자유’ 논란 있지만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지난 10일 청와대 홍보수석에 윤두현 와이티엔(YTN) 플러스 사장이 임명되면서 ‘폴리널리스트’ 논란이 불붙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까지 이번 정권 들어 3번째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이다. 폴리널리스트란 정치(Politics)와 언론인(Journalist)의 합성어로 권력 비판과 중립성이라는 언론인의 사명을 뒤로한 채 정치권에 진출하는 권력지향적인 언론인을 일컫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유독 한국에서 폴리널리스트 현상이 도드라지며 이들이 한국 언론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 ‘폴리널리스트’ 한국 유독 심해 언론인이 정치권에 진출하는 사례는 선진국에서도 없지 않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전 총리도 <모닝포스트> 종군 특파원이었고, 보리스 존슨 현 런던 시장도 <더 타임스> 기자 출신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때 백악관 대변인을 지냈던 데이비드 거겐도 <유에스뉴스 앤 월드리포트> 편집장을 지낸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진국 상황과 한국의 폴리널리스트 현상은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현업 기자 생활을 하다가 곧바로 정계에 진출하는 것은 선진국에선 매우 드문 ‘예외적인’ 경우라는 것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언론의 본분은 권력 감시와 견제인데, 한국의 경우 기자직을 권력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삼으려는 문화가 팽배하다”며 “선진국에선 현직 기자가 곧바로 정계에 진출하는 것을 치욕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한국방송>(KBS) 뉴스를 진행하다 다음날 청와대로 간 민경욱 대변인 같은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김성해 대구대 교수(신문방송학)도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칼 번스타인 등 선진국의 유명 언론인들을 퇴직 후 대부분 저술 활동에 주력한다. 한국 폴리널리스트들의 권력지향성은 언론 전체의 신뢰를 깎아먹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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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티엔> 출신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오른쪽), <에스비에스> 출신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왼쪽).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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