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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2.29 19:47 수정 : 2014.12.29 19:47

보도 독립성 찾고 약자 배려해야

대통령을 향한 유가족의 항의를 지우고 박수를 강조한 뉴스,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는 유가족의 사생활을 캐내 ‘아빠 자격’을 운운하는 뉴스….

‘세월호 보도 참사’로 한국 언론의 현 주소에 대한 심각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현상에 대한 진단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언론전문가들은 기레기 현상의 배경으로 △‘정언유착’으로 권력비판이라는 저널리즘의 본령이 흐려지고 있는 점과 △종편 4곳의 가세 등과 함께 두드리지고 있는 보도 선정성 심화 등을 꼽았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의 세월호 보도는 한편에선 ‘클릭 장사’를 위한 상업성이 넘쳤고, 다른 편에선 정치적 이익을 따지며 원인과 책임 규명에 소홀하면서 다른 희생양만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와이티엔>(YTN) 해직 기자인 현덕수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은 지난 8월 열린 ‘재난보도준칙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세월호 보도 난맥상은 최근 몇 년 새 두드러진 ‘정언유착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사회 부조리에 대한 문제제기보다는 ‘눈치보기’, ‘권력 입맛에 맞는 보도’를 양산하면서 빚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세월호 보도에서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나 세월호 유족 대리기사 폭행 사건 등을 과도하게 보도해 세월호 사건의 본질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가 발동을 건 노골적인 언론장악 시도는 현 정부에서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언론이 자본이나 권력으로부터 자율성, 독립성을 회복하고 시민들에게 존재 이유를 증명해보이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해석도 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언론인들이 돈을 받고 기업 보도를 하는 것 등을 두고 ‘기레기’라고 말한다. (올해 기레기 현상은) 시민들이 현명해져서 생긴 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레기 현상은 새로운 게 아니며, 언론 보도 행태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가 높아지면서 생긴 비판의식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세월호 보도 참사을 두고는 “당사자 우선의 원칙, 사회적 약자 배려의 원칙, 그런 원칙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언론에 그런 인식이 부족했다. 당사자가 둘 이상일 경우엔 약자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게 정의롭다. (세월호 보도 참사는) 기자 보도 윤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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