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과 무관한 연예인 연결
다른 매체와 공유해 유통 확산
콘텐츠 노출 위해 극단 ‘낚시질’
최근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린 ‘기승전유승옥’ 기사는 혼탁한 인터넷 뉴스 생태계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기승전결’에 비유한 ‘기승전유승옥’이란 표현은 인터넷 매체 <미디어펜>이 지난 7월15일 미국의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이 명왕성에 접근했다는 소식과 이에 대한 모델 유승옥의 반응(“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을 엮은 기사를 올린 데에서 비롯했다. 이 기사가 화제가 되면서, 이 매체가 이전부터 태풍, 공무원시험, 엘리엇사태 등 여러 실시간 검색어와 유승옥을 아무런 맥락 없이 엮는 기사들을 써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독자의 실제 수요를 왜곡시키는 뉴스 ‘어뷰징’의 극단적인 형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 뉴스 유통이 포털을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많은 매체들은 포털의 검색 결과에 자신들의 콘텐츠를 노출시키기 위해 온갖 꼼수를 부려왔다. 지금까지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이슈를 다룬 기사를 여러개 작성해 짧은 시간안에 반복적으로 전송하는 행태(동일기사 반복전송)가 대표적이었다. 그런데 올해초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클러스터링’(동일 주제의 콘텐츠들을 한데 묶어서 보여주는 것)으로 보여주기 시작하자, 이 기사묶음 안에서 다시 독자들의 눈에 들기 위해 ‘기승전유승옥’ 같은 기형적인 기사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매체 기자는 “최근 연예인의 과거 모습을 담은 사진 등도 아무런 맥락 없이 기사에 동원되고 있는데, 이 역시 포털 검색 결과에서 독자 눈에 들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말했다. 임춘성 <미디어펜> 편집국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기승전유승옥 기사는) 분명히 잘못된 콘텐츠다. 그러나 기자 개인의 관심사가 잘못 반영된 것일 뿐, 결코 회사 차원에서 어뷰징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
최근 태풍, 명왕성, 공무원시험 등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대중의 관심사와 이와 아무 연관 없는 연예인 유승옥을 엮어서 기사를 쓰는 ‘기승전유승옥’ 기사가 ‘어뷰징’의 새로운 사례로 등장해 비판을 받았다. 인터넷 갈무리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