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창간]
“열린 자세·따뜻한 시선 등 한겨레만의 차별성 강화해야바뀐 글꼴 적응되니 일기 편하고 눈 덜 피로해
인터넷 특성 맞는 신속성·쌍방향성 보강을” 제2창간을 선언한 이후 한겨레의 변화가 느껴지십니까. 한겨레가 독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최근 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독자 30여 분을 모셨습니다. 주주·독자, 3년 이상 독자, 1년 미만 독자, 인터넷을 통해서만 한겨레를 보는 예비독자까지 4개의 모둠별로 모아 속 깊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격려의 말씀도 많았지만, 한겨레 독자답게 따끔한 비판도 잊지 않으시더군요. 독자 층위가 다양한 만큼 여러 목소리가 있었지만, 하나로 모아지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한겨레가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겨레를 보지 않는 사람들도, 한겨레가 깨끗하고 성역 없이 비판하는 신문이라는 점을 잘 압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열린 자세, 소외 계층에 대한 따뜻한 시선 등 한겨레의 강점을 잘 살려야 합니다. 그리고 재벌신문과 비슷한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은 승산 없는 게임입니다. 한겨레만의 차별성을 강화하는 데에 주력해야 합니다.” ‘제2창간 운동’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들어보긴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른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지면 혁신에 주력하면서 주주와 독자를 늘려가는 제2창간 운동을 그저 ‘발전기금 모으는 일’로 생각하는 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글꼴 변화와 새로운 섹션 도입에는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특히 글꼴에 대해 독자들은 “처음엔 어색했는데 적응이 되자 기사를 읽기 편해졌고 눈이 덜 피로하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의 얼굴인 1면이 깔끔해졌고, 교육(함께하는 교육·월요일), 감성(36.5℃·수요일), 문화(100℃·목요일), 지성(18℃·금요일)으로 분화된 섹션은 “읽을 거리가 풍부해졌고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한겨레와 인연이 오래된 독자일수록 최근 한겨레 상황에 가슴 아파 했습니다. 한 창간독자는 “한겨레가 없었다면 신문이란 것 자체를 멀리했을 것”이라며 “한겨레가 발전기금을 모으고 독자를 늘려야 하는 어려운 사정을 주주와 독자에게 더욱 솔직하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창간 때 봤지만 삶에 쫓겨 잊고 있다가 얼마 전 중학교 다니는 자녀가 졸라 다시 구독을 시작했다는 한 독자(주부)는 “한겨레의 사설과 칼럼, 그리고 기사를 다루는 시각은 여전히 객관적이고 논리정연하다는 측면에서 다른 언론과 달라 아이들이 깊이 있는 사고를 하기에 적합한 신문이라는 평이 많이 있다”며 “학부모들 관심이 많은 교육에 관해 더 심층적인 콘텐츠를 기대한다. 실질적인 조언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젊은 ‘인터넷 독자’들은 “종이 한겨레와 인터넷 한겨레의 내용이 서로 달라야 신문을 집어들게 될 것”이라며 “인터넷 특성에 맞는 신속성, 쌍방향성을 보강하고 참여의 길을 넓혀줬으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조사를 대행한 리서치플러스의 임상렬 대표는 “한겨레 독자들의 한겨레에 대한 관심과 애정 정도는 다른 신문 독자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 만큼 강하다”며 “차별적인 지면 혁신과 고객관리 체계 보완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동구/제2창간 운동본부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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