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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 전문의 어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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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주 영상의학 전문의 어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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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 전문의 어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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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부터 꼼꼼히 읽어 ‘잡지식 박사’
“중학때 친구들 ‘이상한 아이’라고들”
고교때 논술 답안 ‘모범사례’ 게시도 “종이신문·기자 사라지지 않을 것
늘 힘을 주는 ‘한겨레’ 살아남기를” 그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2007년부터 지금의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돈벌이’를 한 뒤부터는 직접 한겨레를 구독하고 있다. 2대째 독자인 그는 이번에 ‘한겨레 새주주 캠페인’에 참여했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떨어진 뒤 한겨레 주식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마침 주주 모집 광고를 보고 기꺼이 신청했어요. 한겨레 기사는 다른 신문과 견줘 진실성과 정확성, 일관성을 갖추고 있고, 지식도 잘 전달합니다. 한겨레를 통해 힘을 얻어요. 한겨레가 계속 살아남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식을 산 겁니다.” 늘 분주한 게 의사라는 직업이다. 신문 볼 시간이 있을까?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 욕조에 물을 받아 통목욕을 합니다. 이때 신문을 읽어요. 보통 6면까지 보죠. 직장에 신문을 들고 와서 점심 시간에 다른 기사를 봅니다. 보지 못한 신문은 꼭 모아두죠. 틈틈이 책 보듯이 읽어요.” 1년에 6권 정도 책을 읽는다는 어씨에게 신문은 또다른 지식창고다. “신문엔 많은 지식이 나와요. 한겨레 미래면에도 새 이야기가 많고, 2면 역사 코너나 책 섹션도 즐겨 읽어요. ‘잡지식’이 많다는 얘기를 듣는 것도 신문을 읽어서죠.” 그는 방송 뉴스를 거의 듣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도 영향을 미쳤다. 지금 중1인 큰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티브이를 구석방으로 치웠단다. 대신 <그것은 알기 싫다>와 같은 ‘시사 팟캐스트’를 내려받아 출퇴근 때 듣는다. “지금 당장 이슈는 아니지만 궁금한 사안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팟캐스트를 주로 듣습니다.” ‘사실보도와 보도의 일관성.’ 그가 생각하는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보수신문에 눈길을 주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초기 2008년 광우병 촛불 때 어떤 신문은 앞선 노무현 정부 때와 견줘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에 대해 다른 보도를 했어요.” 그는 신문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한겨레는 의견을 억누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기사가 건조하게 나온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그는 최근 한겨레가 시작한 팩트체크 ‘짜판’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젊은 독자 확보를 위해 “좋은 생활기사를 인터넷에서 적극 노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했다. “젊은층은 한겨레가 정치적으로 기울었다는 편견을 더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좋은 생활기사를 통해 한겨레도 이런 기사를 쓰는구나, 생각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면 누군가 ‘한겨레를 같이 보자’고 권했을 때 선뜻 동의할 겁니다.” 왜 종이신문을 읽는지 물었다. “활자로 읽으면 머릿속에 정리할 시간이 있어요. 책 읽는 거랑 비슷해요. 핸드폰 기사는 길어지면 스크롤 압박(긴 글을 읽으려면 스크롤바를 계속 잡아당겨야 한다고 해서 부르는 말)이 있어요. 길어지면 안 봅니다. 신문은 기사를 되돌아가 읽기도 편하고 남겨놓기도 좋아요. 종이신문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구독료를 올려도 볼 사람은 볼 겁니다.” 지난 20여년 미디어 생태계는 큰 변화를 겪었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 어씨는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그가 느끼는 미디어 만족도가 궁금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좋아지고 있어요. 미디어가 어머어마하게 다양해졌어요. 선택지가 넓어졌어요. 요즘 (미디어 수용자들은) 유튜브나 팟캐스트, 종편 등 자기 미디어를 찾아갑니다.” 이런 말도 덧붙였다. “종이신문과 지상파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바로 콘텐츠 생산자이기 때문이죠. 유튜브나 이런 곳은 (콘텐츠를) 해석하고 재생산하는 곳입니다. 기존 기자라는 직업도 살아남을 것입니다. 공적 자금으로 콘텐츠 생산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종사하는 의료 분야 보도는 어떻게 생각할까. “의료 전문가들의 말은 어렵고, 언론은 이를 쉽게 정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의료를 선정적으로 다루는 경향도 있죠.”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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