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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09 15:04 수정 : 2017.08.09 16:22

MBN, ‘장충기 전 차장과 언론인 문자’ 온라인 보도했다 삭제
최대주주 <매일경제> 기자 청탁인에 포함돼있어
누리꾼들 “등잔 밑이 어둡다” “자충수 둬” 지적
MBN 관계자 “중복송출 때문에 기사 내리기도”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8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군 건 언론계 인사들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보낸 적나라한 ‘청탁문자’였습니다. 시사 주간지 <시사인> 517호의 커버스토리 ‘그들의 비밀 대화’에 실린 내용이었는데요. 이 기사를 통해 언론사 전·현직 간부와 기자들이 장 전 차장에게 문자로 개인적인 청탁을 하거나 정보보고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관련기사▶언론인들, 무더기로 삼성 장충기 전 차장에 청탁 문자)

보도된 청탁 문자는 언론인들에게도 충격적이었습니다. 해당 보도에 언급된 언론사들은 사실 확인에 나서는 한편, 일부 언론사 노조는 청탁한 기자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할 것 등을 회사에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를 두고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매경미디어그룹의 종합편성채널 <엠비엔>(MBN)이 해당 기사를 온라인으로 보도했다가 삭제한 겁니다. 해당 기사는 “삼성그룹과 언론사가 그동안 어떤 관계를 가졌는지 알려주는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며 누리꾼들의 반응을 소개했습니다.

사실 장 전 차장에게 청탁 문자를 보낸 언론인 중에는 <매일경제> 기자도 포함돼 있습니다. 2015년 2월 서울과 제주에 4곳의 신규 면세점이 발표되던 시점에 <매일경제> 기자가 장 전 차장에게 보낸 문자였습니다. 문자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존경하는 실차장님! 어제 감사했습니다. 면세점 관련해서 OOOOO과 상의해보니, 매경이 어떻게 해야 삼성의 면세점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OOO 올림

엠비엔은 매일경제신문의 ‘관계사’입니다. 같은 매경미디어그룹 소속이면서, 매일경제신문이 최대주주기도 합니다. 최대주주이자 같은 그룹 관계사를 비판하는 기사를 쓴 셈입니다. 누리꾼들은 엠비엔의 기사를 읽고 “등잔 밑이 어둡다”, “자충수를 뒀다”고 지적했습니다. 엠비엔에 기사 삭제 이유를 물었습니다. 엠비엔 관계자는 “네이버가 ‘어뷰징’(뉴스 중복송출)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다 보니까 인턴기자가 쓴 기사나 <연합뉴스>의 기사가 중복송출 될 경우 (기사를) 내리는 경우가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언론인의 청탁 문자’와 관련해 엠비엔에서 중복송출이 문제될 기사는 한 꼭지도 없었습니다.

9일 오후 현재 사라진 기사. 엠비엔 홈페이지 갈무리
그래서 이 기사는 어떻게 됐냐고요? 현재 해당 기사의 주소를 클릭하면 ‘요청하신 페이지를 찾지 못했습니다’라고 나옵니다. 엠비엔 누리집에선 언론인과 삼성의 유착관계를 언급한 다른 기사도 찾을 수 없습니다. 대신 이 기사의 아르에스에스(RSS)를 스크랩했던 사이트 토토에만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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