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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12 19:04 수정 : 2017.11.13 10:35

11일 전국언론노조에 방송작가지부가 출범했다. 노조 출범 이틀 전인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이미지 지부장(왼쪽)과 집행부 이윤정 부지부장이 나란히 앉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출범
이미지 지부장·이윤정 부지부장
원고료 물었다가 건방지다 욕먹고
최저임금 못받기 일쑤…해고는 쉬워
“1만명 종사자에 든든한 우산될것”

11일 전국언론노조에 방송작가지부가 출범했다. 노조 출범 이틀 전인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이미지 지부장(왼쪽)과 집행부 이윤정 부지부장이 나란히 앉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임금 포기, 자존심 포기, 개인 여가시간 포기, 건강 포기. 이젠 열정도 안 남았어요. (중략) 이런 말을 하는 제가 정말 그렇게 의지박약인가요? 차라리 봉사를 하면 의미라도 있습니다. 권리도, 보호도 하나 받지 못하는데…”(‘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실린 2년차 교양프로그램 작가)

‘프리랜서’라는 말은 허울뿐이었다. 화려한 미명 아래 방송작가의 노동은 ‘법 밖’으로 내몰렸다. 작가들은 최저임금보다 낮은 월급을 받으면서 ‘과잉노동’에 시달리고, ‘쉬운 해고’를 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방송사·제작사들은 그들이 ‘프리랜서’라는 것을 내세워 노동자가 아니라고 한다.

방송작가들이 ‘노동자’로 뭉쳤다. 이들은 지난 11일 전국언론노조 산하에 방송작가지부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했다.

노조 출범 이틀 전인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노조 지부장을 맡은 이미지 작가와 노조 수석부지부장을 맡은 이윤정 작가를 만났다. 15년간 여러 방송사를 두루 경험한 두 작가는 현재 <티비에스>(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만든다.

이 지부장이 노조의 필요성을 절감한 계기는 동료 작가의 해고를 지켜보면서다. 그가 예전에 일했던 한 방송사의 경영진은 동료 방송작가의 자리에 자신들이 원하는 회사 퇴직자를 앉히려 했다. 경영진의 결정 이후 동료는 짐을 싸서 떠났다. 이 지부장은 “동료가 울면서 해고되어 나가는데, 쳐다만 봐야 했다. 그게 상처였다”고 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출범식에서 이미지 지부장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제공
이 부지부장은 방송작가의 노동환경은 자신이 막내 생활을 시작한 15년 전 수준에 멈춰 있다고 말한다. “제가 처음 받은 월급은 그래도 최저임금보다는 높은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지금 막내 작가들의 임금은 대부분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방송사가 돈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에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데다 이를 문제 삼는 것도 개개인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노조 설립에 뜻을 모은 방송작가 20여명이 함께 2년을 뛰었다. 이들과 언론노조가 지난해 3월 내놓은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서는 방송계 작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노조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

노조가 최우선 과제로 꼽는 건 바로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이다. 이 부지부장은 “작가들의 채용이 계약서 한장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다”며 “면접을 볼 때 원고료를 물었다가 ‘건방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임신·출산·육아에 따른 경력단절과 권리 침해에도 대응하는 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윤정 작가는 “면접 때부터 결혼과 출산 관련 계획을 물어본다”며 “여성 경력단절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방송작가 직군에는 1만여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는 다음 카페·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작가 유니온’을 운영하며 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이 지부장은 “방송작가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도 1000명 이상 가입한 에스엔에스(SNS) 채팅방을 만들어 정보를 나눈다”며 “이 같은 작가 연결망을 바탕으로 노조 활동을 널리 알리겠다”고 했다. 그는 노조가 조합원의 ‘든든한 우산’이 되어 비바람을 막겠다고도 덧붙였다. “우리는 방송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를 얘기하면서도 우리가 겪는 부조리를 말할 기회는 한번도 얻지 못했습니다. 이제 당당하게 얘기합시다. 화장실에서 울지 말고 노조하자!”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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