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12 18:29
수정 : 2017.12.1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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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호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 본부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노조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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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업 12일로 100일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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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호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 본부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노조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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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해결될 듯 해결되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12일 전국언론노조 성재호 한국방송 본부장은 지난 100일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날 한국방송 구성원의 파업 100일째를 맞아 <한겨레>와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그는 “‘파업 초기 항의 집회를 열고 고 사장과 조우하는 과정에서 사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사장이 아닌 한국방송 이사들에게 (사퇴해줄 것을) 설득했고, 지난 10월 김경민 이사(옛 여권 추천)가 사퇴했다. 그게 전환점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이후 두달 간 (옛 여권 추천)이사들의 추가 사퇴가 없어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었다. 그는 “고대영 <한국방송>(KBS) 사장 체제 몰락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전날인 1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이 적발된 강규형 한국방송 이사(옛 여권 추천)의 해임 절차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성 본부장은 방통위의 결정을 두고 “늦었지만 다행스럽다”면서도 “방통위의 고민은 알고 있지만 아쉬움은 있다. 업무추진비 유용과 보도개입·이사회 마비 등에 책임이 있는 이인호 한국방송 이사장·차기환 이사도 해임 건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방송 이사회는 옛 여권 추천 6명, 옛 야권 추천 5명으로 구성돼 있다. 1명의 옛 여권 추천 이사가 해임되고, 현 여권에서 보궐이사를 임명하면 이사회 구도가 재편된다.
그는 “지난 100일간 방송 정상화를 위해 조합원들이 흩어지지 않고 싸워왔다”면서 “방통위가 한국방송 이사 해임 절차에 들어간 것은 귀중한 결실”이라고 했다. 방통위의 한국방송 이사 해임 절차 착수를 계기로 그는 지난 7일부터 이어오던 단식농성을 이날 마쳤다. 성 본부장은 또 “아직 완전한 방송 정상화의 교두보를 만들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를 얻을 것”이라며 “조합원 간 토론을 거쳐 파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론을 도출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고 사장 퇴진 투쟁이 끝난 후에도 한국방송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 본부장은 “한국방송 내부의 권력 순응적 습관을 바꿔야 한다”며 “지난 9년 동안 한국방송을 퇴행시킨 사람들에게도 책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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