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우석 ‘현란한 해명’에 방송·누리꾼 패러디 줄이어
황우석 교수는 언론을 잘 활용한 ‘과학자’였다. 적절한 비유와 수사를 동원해 자신의 연구성과를 언론에 적절히 알려왔다. 전 세계 과학계가 ‘기념비적 논문’으로 평가했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이었음을 고백하는 순간에서도 황 교수는 ‘인위적 실수’라는 말을 동원했다. 하지만 현란했던 황 교수의 언행은 서서히 그 신화의 베일을 벗고 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우상 파괴작업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의 소장 과학도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황 교수의 ‘인위적 실수’가 널리 알려지고 나서부터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황 교수의 어록을 뒤집어보고 패러디 하는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지금은 없지만 우리 연구팀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5일 황우석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환자맞춤형 배아복제 줄기세포와 관련해 한 발언을 두고 누리꾼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황 교수는 <사이언스> 논문에서 “11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한 개면 어떻고 또 세 개면 어떠냐”며 “분명 말씀드릴 것은 우리 연구팀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황 교수는 사진조작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실수”라고 말하는가 하면, 줄기세포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곰팡이로 오염됐다”며 “현재 남아있는 줄기세포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5개가 있다”고 설명했다.
|
누리꾼들이 만든 가짜 책 표지.
|
문화방송 <달콤한 스파이> 황 교수 발언 패러디
최불암 “나한텐 그 서류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원천적 기술 있다” ‘과학적’ 연구에 대한 ‘비과학적’ 수사로 포장된 황 교수의 발언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MBC 월화드라마 <달콤한 스파이>가 황 교수 발언을 패러디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일 밤 방송된 <달콤한 스파이>는 최불암(범구)과 김일우(현철)가 중대한 비밀이 담긴 문건에 대한 거래를 하는 장면에서 문건을 구하려는 김일우가 범구파 두목 최불암에게 “처음에는 최 선생한테 서류가 있다고 믿었습니다만 제보에 의하면 그 서류가 경찰에 넘어갔다는 설이 있다”면서 서류가 진짜 있느냐고 따진다. 이에 최불암은 “나한테는 그 서류가 어디 있든 내 손에 넣을 수 있는 원천적인 기술이 있다”라며 “중요한 건 나한테 그것을 갖겠다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거지 서류가 어디에 있느냐는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원천 기술’을 강조한다. 황우석 교수가 16일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원천 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패러디한 대목이다. 이어 김일우가 “자꾸 원천 기술만 말씀하시니까 제가 어디까지 믿어야 될지…”라고 머뭇거리자 최불암은 다시 “안 믿으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국익론을 들먹인다. 최불암이 나가자 김일우는 그에 대한 뒷조사를 지시하며 “원천 기술? 이 자식 이거 사기꾼 아냐?”라고 혼자말을 한다. ‘원천 기술’ 패러디는 20일 방송에서도 등장할 예정이다. 중요 문건이 언론에 보도됐다는 소식에 최불암의 부하가 “원천기술은 우리 형님한테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 문서를 너도나도 다 갖고 있네요”라며 비꼰다. 이런 내용이 방송되자 ‘달콤스’ 게시판에서는 “재미있다”는 글에서 “아직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성급했다”는 주장까지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누리꾼 ‘김만수’는 “이거 완전 대박이다”며 “X파일과 황우석 사건을 교묘하게 패러디했다”고 말했다. 누리꾼 ‘김성호’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이 정도 센스 넘치고 위트있는 풍자가 나올 줄이야…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누리꾼 ‘최상진’은 “내용중 최불암이 한 말은 좀 심했다”며 “아직 확실하게 결론난 것도 아닌데 지금 비아냥거리는 거냐”고 비판했다. 누리꾼 ‘이영은’도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황 교수 사건에 대해 비꼬는 듯한 장면들은 좀 심했다”고 말했다. 누리꾼, 황우석 용어사전 만들어 “황우석식 설명 뜻풀이” 패러디는 문화방송보다 누리꾼이 앞서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황 교수의 설명을 듣고서도 사실이 무엇인지 헷갈리다”며 황 교수가 했던 ‘말’에 대한 검증을 벌였다. 이런 황 교수의 주장에 대해 누리꾼들은 ‘황우석 용어 사전’을 만들고, 그동안 황 교수 관련 각종 어록을 정리해놨다. 황우석 용어 사전은 황 교수가 자신만의 개념으로 사용해 일반인들의 이해가 어려운 용어를 풀이해 놓은 것이다. 황 교수의 말만 듣고는 사실을 파악하기 어려운 까닭에 별도의 뜻풀이 사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황우석 용어사전에서 ‘인위적인 실수’는 “조작”이라는 말이다. ‘한 개’는 “세 개 또는 열한 개랑 같은 숫자”라고 표현해놨다. ‘줄기세포’는 “신기루의 다른 말. 과학적 착시현상의 범사회학적 설명”이라며 “4차원적인 용어로 있었다가 없었다고 11개였다 8개였다가 다시 6개였다가 1개면 어떻고 3개면 어떠한가. 사진촬영시 1~2개의 물체가 11개로 분화한다”고 설명했다. ‘곰팡이’는 “있지도 않을 것만 오염시키는 고마운 것들”로, ‘서울대병원’은 “할 말 없고 귀찮을 때 수염 기르며 도를 닦는 곳. 출퇴근 장소로도 각광”이라고 설명해놨다.
| |
|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황 교수 관련 패러디.
|
황 교수의 말을 비판하는 내용의 패러디들도 있다. 황 교수가 줄기세포에 대해 “한 개면 어떻고 세 개면 어떻습니까”라는 내용을 빗댄 만든 ‘황라면’이라는 패러디다. 이 패러디는 “제가 줄기세포를 복제해 사이언스에 제출한 논문은 사실은 아닙니다”라고 해놓은 뒤, “아 아니면 어떻습니까. 버럭~. 젓가락질 원천기술이 있는데”라고 표현해놨다. “수백억의 예산만 퍼부으면 그까이꺼 언젠가 만들 수 있다”고 황 교수의 얼굴에 말풍선을 달아놨다. 황교수의 곰팡이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도 있다. 이 패러디는 책 디자인을 패러디로 만들었는데, 책 제목은 <그 많던 줄기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고 표현해놨다. 책 설명에는 “2005년 팡이문화대상 수상작”이라며 “난자의 더미를 파헤친 곰팡내 풀풀 풍기는 황교주의 아프도록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해놨다. “황교수 소설로 그린 자화상, 유년의 기억”이란 설명도 덧붙여있다.
|
한국은 물론 전세계를 낚았다는 것을 뜻하는 패러디 사진.
|
|
황라면 패러디.
|
|
아카데미시상식서 주연상과 감독상을 받는다는 내용의 패러디.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