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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24 19:26 수정 : 2006.01.25 01:35

워싱턴포스트, 정치적 편견·기자 오만 혹독 비판
가디언, 기사조작 사건 뒤 도입…전방위 비평

외국의 권위지들도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시민편집인이나 고충처리인,또는 옴부즈맨 등을 두어 독자의 권익 보호에 힘쓰고 있다. 이들은 독자와 신문 사이의 의사소통 창구가 되는데, 특히 신문사로부터 독립적인 칼럼을 통해 독자의 관점에서 신문을 엄정하게 비평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독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신문의 품질이 좋아진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위싱턴포스트>는 1970년부터 옴부즈맨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옴부즈맨의 자사 비판은 신랄하기로 유명하다.

200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이 신문의 제12대 옴부즈맨으로 있었던 마이클 게틀러(70)는 매주 일요일치 신문에 실리는 ‘주간비평’이란 칼럼을 통해 자사 신문을 비평해 왔다. 그는 특히 인종차별적인 시각이나 정치적 편견, 기자의 오만함이 드러나는 기사에 대해서는 혹독하게 비판했다. 그렇다고 그가 무조건 독자의 편만 들어준 것은 아니다. 그는 독자의 불만을 면밀히 따져 옳지 않다고 판단되면, 기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게틀러는 주간비평 외에도 기자들에게 전자우편으로 전달되는 내부비평(internal memorandum)을 통해 기자들의 잘못과 성과를 가감없이 지적해 왔다. 그의 비판이 무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 신문에서 26년 동안 일하면서 편집부국장의 지위까지 올랐던 것이 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뉴욕타임스>는 비록 제도의 도입은 늦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충실한 활동으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 신문은 2003년부터 시민편집인 제도를 시행했는데, 이는 한 기자가 무려 36건의 기사를 조작·표절한 것으로 밝혀진 이른바 ‘제이슨 블레어 사태’ 이후 나온 여러 개혁 방안 가운데 하나였다. 빌 켈러 당시 뉴욕타임스 편집인은 “독립적인 독자 대표가 우리를 예의주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시민편집인은 뉴욕타임스의 모든 취재 보도에 대해 비평할 권리를 가지며, 데스크를 거지치 않고 글을 쓸 독립성을 갖는다”며 시민편집인의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그해 12월 뉴욕타임스 초대 시민편집인에 취임한 다니엘 오크런트(59)는 △신문에 대한 독자의 평가 의견 등을 듣고 답변하며 △자사 기자들의 언론활동 등에 관한 평가 의견을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독자의 입장에서 기사를 읽을 것이며, 문제가 있을 경우 독자라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1997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고충처리인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 시행 이래 이언 메이즈(69)가 계속 고충처리인을 맡고 있는데, 그는 지난해 영국을 방문한 김효순 <한겨레> 편집인과 만나 “나는 독자와 기자들 사이의 게임에 선 공정한 심판자”라며 “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뉴스를 나눠주는 시대는 지났기에 이젠 독자와 대등하게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자들로부터 하루 30~60건의 전자우편을 받는데, 독자들의 요구가 명예훼손에서부터 잘못된 인용, 틀린 철자법까지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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