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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새 사무처장 최승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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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새 사무처장 최승국씨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지난 27일 새로운 사무처장을 맞았다. 1991년 출범한 녹색연합의 창립멤버이면서 5년 전부터 사무처장을 보조하는 협동사무처장으로 지역조직 지원, 에너지문제 대응 등의 활동을 해 온 최승국(42·사진)씨다. 명망가들이 주로 대표를 맡고 있는 환경단체들에서 사무처장은 그 단체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이른바 ‘실세’다. 비정부기구(NGO)들을 ‘한국 사회의 제4, 제5의 권력’이라고 일견 추어주는 듯 비판하는 시각에서 본다면,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국내 2대 환경단체로 꼽히는 녹색연합의 사무처장은 만만찮은 ‘권력자’인 셈이다. “시민운동이 언제 권력을 가져본 적이 있었나요? 그렇게 보는 시각은 맞지 않고, 사실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 29일 취임 후 처음 기자와 만난 최 사무처장은 ‘권력’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정책으로 제도화된 것도 적지 않고,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환경정책을 논의하는 각종 위원회 등에 정부 관계자와 나란히 참여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 아닌가? 그런 질문에 최 사무처장은 “환경단체들이 거버넌스(협치)라는 이름으로 여러가지 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그런 위원회 가운데 실제 정책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위원회는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위원회에 아예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민운동의 힘을 더욱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91년 창립멤버…지역·에너지 대응 역점생명체 공존·활동가 복지향상 힘쓸 것 그는 환경운동을 비롯한 시민운동이 놓여 있는 현실이 10여년 전보다 오히려 열악하다고 보고, 그 원인의 하나로 ‘민주화는 됐지만 그 내용이 채워지지 않고 있는 점’을 꼽는다. 녹색연합은 그 내용을 채울 알맹이로 ‘녹색운동’을 내건 단체다. 그는 “기존의 환경운동이 인간을 중심에 두고 인간이 잘 살기 위한 환경보전에 주력한다면, ‘녹색운동’은 자연을 중심에 세우고 인간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공존하는 것을 추구한다”며 “그런 점에서 녹색연합은 ‘환경단체’가 아니라 ‘녹색운동단체’로 불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무처장은 단체의 조직과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활동가들의 복지 수준을 높이는 것도 요즘 그의 주요한 고민 가운데 하나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급여 성격으로 받는 활동비는 많아야 한 달에 100만원 안팎으로 가정을 꾸려가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는 “활동가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장기적인 전망을 만들어주는 것도 사무처장으로서 중요한 일”이라며 “우선 연간 14억원 정도 가량인 운영비를 100% 자립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그는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 확산과 변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 처장은 “우리나라 독지가들이 기부금을 내놓는 것을 보면 대학에 장학금으로 내놓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대학보다 훨씬 어렵고, 사회적 발전에도 적잖은 기여를 하는 엔지오들에도 기부를 하는 기부문화가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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