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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이의 발자취] 성악가 조수미씨 아버지 조언호씨
1980년대 중반 어느 여름 서울 근교 계곡에서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말 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달 31일 별세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44)씨의 부친 조언호(70)씨가 친구들과 물놀이 갔다 부른 〈선구자〉였다. 큰아들 영준(41)씨는 “단 한번 들은 아버지 노래였다”고 회상했다. 193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조씨는 서구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였다. 그는 생전 자녀들에게 “진취적으로 생각하고, 책임있게 생활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외대에서 영어를 전공한 그는 60년대부터 일찌감치 외국에 눈을 떠 오퍼상을 시작했다. 한 해의 4분의 1은 외국을 왕래하며 국제 감각을 익혔다. 그가 마지막으로 경영하던 회사 이름 ‘브이오’(바인 오버시즈)에는 바로 ‘포도 넝쿨처럼 해외로 뻗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다. 조씨는 6남5녀 가운데 여섯째로 태어나 고교(부산공고) 때부터 객지 생활을 하며 독립심을 키웠다. 독립심은 그를 긍정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사고하게 만들었다. 그의 이런 인생관은 수미와 영준, 영구(38) 2남1녀에게 그대로 전수되었다. 젊어 고생이 훗날 자녀들로 하여금 결단력과 독립심을 남겨주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60년대부터 외국 왕래 국제감각 키워“스스로 선택, 세계로 뻗어가라” 가르쳐
수미씨 파리공연 아버지 임종 못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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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별세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부친 조언호씨와 부인 김말순씨의 1962년 결혼식 모습.(사진 위) 지난해 있은 가족 모임에서 조언호씨(맨 왼쪽)를 비롯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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