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29 18:55
수정 : 2007.11.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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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순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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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으로 투병하던 박경순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소장이 29일 새벽 1시15분께 전남 화순 전남대병원에서 별세했다. 44살.
고인은 80년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에 맞서 항쟁하다 총을 맞고 숨진 고 박병규(당시 20·동국대1)씨의 여동생이다. 5·18민중항쟁유족회에서 활동하며 ‘5·18학살자 처벌을 위한 광주·전남공동대책위원회’ 실행위원을 맡아‘광주민주화운동특별법’ 제정에 헌신했다. 2005년 9월 개방형 임용직으로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소장을 맡아, 5·18전시관을 개관하고 음악회를 여는 등 5·18묘지를 열린 공간으로 바꿨다. 또 5·18묘지 앞 광장을 잔디 밭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중이었고, 내년 ‘어린이 5·18체험관’ 건립 예산을 확보했다.
고인은 지난 8월 갑작스레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전남 담양군 고서면의 한 시골집과 병원을 오가며 투병했다. 고인은 투병 사실이 알려진 뒤 전국 곳곳에서 쾌유를 비는 격려를 받고, “살아서 꼭 갚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수만 5·18민주유족회장은 “고인은 병상에서 마지막까지도 오월 사업을 걱정하고 챙겼다”며 “의식이 희미한 상태에서도 ‘오월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조금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고 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남편 허연식(44) 전 5·18기념재단 사무처장과 아들 민수, 딸 민아와 민서가 있다.
빈소는 광주시 북구 각화동 그린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12월 2일 오전 11시 5·18민주묘지 앞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장지는 광주 북구 효령동 5·18민주묘지 뒤에 있는 영락공원. (062)250-4410.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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