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11.13 18:41
수정 : 2009.11.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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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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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래제약 세워 선친 개발약 대량생산
종기 치료제의 대명사로 불린 ‘이명래 고약’을 대량 생산한 명래제약의 창업주 이용재(사진)씨가 12일 오후 7시30분께 노환으로 숨졌다. 향년 88살.
국내 최초 신약으로 평가받는 이명래 고약은 프랑스 선교사인 드비즈 신부의 비방을 배운 고 이명래(1850~1952)씨가 1906년 개발한 것이다. 고인은 이씨의 막내딸이며, 고려대 총장을 지낸 고 유진오(1906~1987) 박사의 부인이다.
고인은 56년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명래제약을 세워 이명래 고약을 대량생산, 전국의 약국으로 공급했다. 이 제품은 70년대까지 영양 부족으로 종기나 다래끼 등 피부질환이 많던 국민들에게 가정상비약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다 2002년 부도를 내고 문을 닫았다. 하지만 10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명래 고약은 계속 생산되고 있다. 하나는 ‘명래한의원·이명래고약집’에서, 또다른 곳은 명래제약으로부터 판권을 인수한 지피제약에서다.
명래한의원은 이명래씨가 숨진 뒤 사위 이광진씨가 뒤를 잇다, 다시 장인의 가업을 이은 임재형 원장이 서울 충정로에서 현재 운영하고 있다.
또 지피제약은 새로운 형태의 이명랙 고약을 만들어 약국에 공급하고 있다. 예전 기름종이에 싸여 까만 고약을 불에 달군 뒤 상처에 붙이던 방식은 이제 찾기 힘들다. 대신 밴드 형태로 만들어져 바로 상처에 붙이면 체온에 고약이 녹아 고름을 빨아들인다.
유족으로는 아들 유종(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완(전 연세대 교수)씨 등 2남 4녀가 있다. 빈소는 고려대안암병원, 발인은 15일 오전 9시. (02)927-4404.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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