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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권운동가 벤저민 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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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흑인 인권운동 단체인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를 이끈 민권운동가 벤저민 훅스(사진)가 1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 훅스가 목사로 있던 교회에서 활동했던 율리시스 존스 테네시주 하원의원(민주당)은 훅스가 오랜 투병생활 끝에 이날 오전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훅스는 1977~92년 유색인지위향상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조직을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는 데 크게 공헌했다. 그는 이사 취임 때 잡지 <에버니>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패배하지 않았고 민권운동은 죽지 않았다”면서 굳은 재건 의지를 보였다. 당시 협회는 회원 수가 민권운동 전성기인 1950~60년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만명으로 줄고 100만달러의 빚에 시달릴 정도로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모금 방송 프로그램 제작 등을 이끈 훅스의 지도력에 힘입어 회원 수가 수십만명 증가하면서 재건에 성공했다. 그가 사회 부정의와 편견에 맞서 싸우게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국외 군복무 경험이 큰 영향을 끼쳤다. 자신이 감시한 이탈리아 죄수들은 ‘백인만 허용’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지만 정작 자신은 그곳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훅스는 미국 남부의 모든 로스쿨들이 흑인 입학을 불허하자 ‘퇴역군인 대우법’(GI Bill)을 이용해 일리노이주 시카고 드폴대학에 입학했다. 이후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65년 테네시주 형사법원 판사로, 72년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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