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1.01 10:23
수정 : 2010.11.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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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자 손보기 전 연세대 교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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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구석기 시대를 처음 증명한 원로 고고학자 손보기(사진) 전 연세대 교수가 31일 저녁 7시 경기도 용인 효자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8.
고인은 국내 구석기 고고학의 선구자로 꼽힌다. 1964년 충남 공주 석장리에서 찍개, 긁개 등 구석기를 최초로 발굴해 이 땅의 구석기 시대를 먼저 입증했다. 앞서 일제는 ‘일본보다 이른 시기에 한반도에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내용의 식민사관을 내세워 구석기 시대를 부인했으나, 손 교수는 체계적인 발굴로 이를 뒤집었다. 그 뒤에도 그는 충북 제천 점말동굴 등 다른 구석기 유적들을 계속 조사하면서 한국 고고학의 지평을 넓혔다.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거쳐 서울대 사학과·대학원을 마친 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4~1987년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일했으며, 퇴임 뒤 연세대 용재석좌교수, 단국대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옛 인쇄술 연구에도 관심이 남달랐던 그는 세계 최고인 고려 금속활자의 구체적 제작 시기·방식을 밝히는데도 기여했다. 저서로는 <한국 구석기학 연구 길잡이>, <석장리 선사유적> <한국의 고활자>등이 있으며, 외솔상 학술상(1976)과 옥관문화훈장(1990)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 부인 김서영씨와 자녀 명세(연세대 보건대학원장), 송이(미국 매사추세츠 대학 교수), 경세(미국 뉴욕 주립대 교수)씨, 며느리 전미선(아주대 교수), 김성은(의사)씨와 사위 길선(미국 매사추세츠 대학 교수)씨가 있다. 발인은 3일 오전 7시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1시부터 석장리 박물관에서 노제가 열린다. (02)2227-7550
김민경 노형석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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