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영전에
지구를 거꾸로 돌리듯나이를 모르고 항상
앞장서 뛰시던 당신,
이 춘래불사춘
봄 같지 않은 민족의 겨울에
멀어져 가는 조국
파산하는 농촌
사방팔방 막혀버린 식민지의 하늘 아래
님이여 동지여 정녕 가십니까. 암울한 유신독재 70년대
쫓겨 다니던 고 김남주
해남 땅으로 은거한 장길산과 더불어
십자가 죽창삼아 시작한 기독교 농민운동
잃어버린 씨앗을 찾으려
사라진 밀밭과 보리밭 위에
녹두장군의 녹색기 다시 세우신이여. 까마귀 떠도는 무등산 밑
1980년 그 통곡의 5월
찢기운 태극기
탱크에 으깨어진 죽음의 땅을 딛고
전국농민총연맹 초대의장 당신은
5.18 민중항쟁 진상규명 투쟁으로
농민운동 본부를 감옥으로 옮겼습니다
5.18 망월묘역 영령의 백골 품에 안고
광주의 학살 4인방 호랑이굴로 들어갔습니다. 해남 땅 전국 방방곡곡에 남긴
수천 수 만개의 발자국
당신의 발자국 닿은 곳마다
피땀 흘리는 노동의 싸움이 있었습니다
피눈물 흘리는 예수의 고난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허리 꺾인 국토산하엔 가시철조망
남의 총 남의 탱크 두 눈 부라리고
조국은 흥정의 도마 위에 놓여
그 사지 피 흘리고 있습니다.
육신은 썩어 지하에 묻혀도
싸우는 영혼이여 기독의 깃발이여
다시 부활하소서 다시 일어나소서
민족 민주 자주 통일의 푸르른 아우성
망월묘역의 눈부신 하늘 아래
조국의 진달래여 여흘여흘 피어나소서. 만세, 만세, 2011년 5월 17일
일제히 일어나는 망월동 해골들의 합창
그날의 눈부신 함성 속에
해남 땅 풋나락 해남 땅 물고구마
다시 돌아오소서
돌아와 우리들의 고향이 되소서
3천리 강산 통일굿 열리는 승리가 되소서. 2011년 5월 17일 문병란/시인·조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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