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4.05 19:43
수정 : 2012.04.0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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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갈(1921~2002·미국 이름 칼 페리스 밀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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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민병갈 박사 10주기 맞아
고인의 뜻에 따라 8일 수목장
평생 나무와 한국을 사랑했던 민병갈(1921~2002·위 사진·미국 이름 칼 페리스 밀러) 박사가 10주기를 맞아 생전에 세운 천리포수목원의 나무 품으로 돌아간다.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은 고 민 박사의 수목장을 오는 8일 오전 11시 천리포수목원 안에서 연다고 5일 밝혔다. 고인의 안식처는 그의 흉상이 있고 수목원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의 하얀 목련나무(아래 사진) 아래로 정했다.
수목장에는 미국의 유가족을 비롯해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조남조·변우혁씨 등 수목장실천회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고인 약력과 생전 영상 소개, 안식을 기원하는 원불교 독경 등이 이어진다.
조연환 수목원장은 “‘내가 죽으면 묘를 쓰지 말라. 묘 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으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10주기를 맞아 수목장을 준비했다”며 “지난달 17일 묘소에서 유골을 수습하고 화장했다”고 말했다. 최수진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은 “별세 당시에는 ‘고인이 결혼도 하지 않고 모든 정을 나무와 한국에 쏟아부은 만큼 전통방식으로 추모하자’고 결정해 매장했으나, 10주기를 맞아 ‘고인의 유지에 따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파묘터에는 작은 표지석을 세웠으며, 민병갈추모공원을 만들 방침이다. 수목원 쪽은 고인의 평전인 <나무야 미안해>(임준수 지음)도 펴냈다.
민병갈 박사는 1945년 미 해군 장교로 파병돼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57년간 한국인으로 살면서 태안 천리포 일대의 민둥산을 가꿔 ‘서해안의 푸른보석’으로 불리는 천리포수목원을 세웠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천리포수목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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