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5.14 19:40
수정 : 2012.05.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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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 출신 민주변호사 태윤기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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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 태윤기 변호사 별세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선 광복군 출신 민주변호사 태윤기(사진) 선생이 13일 밤 10시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
함남 풍산 출신인 선생은 함흥 공립상업학교와 일본 메이지대 법대 유학중인 1942년 만주국 고등문관고시에 합격했으나 이듬해 일제 학병으로 징집됐다. 중국 시안으로 탈출해 광복군 제2지대에 입대한 뒤 미국 전략첩보부대(OSS) 훈련반에서 국내 진군명령을 기다리다 광복을 맞았다.
해방 뒤 군 법무관이 된 선생은 55년 육군대령으로 예편한 직후부터 남들이 꺼리는 시국 사건을 도맡아 변론했다. 이승만 대통령 저격미수 사건, 특무부대장 김창룡 암살사건, 진보당 사건, 5·16 쿠데타 이후 박창암 김동하 등 반혁명 사건, 원충연 등 반혁명 사건, 백범 암살범 안두희에 대한 살인미수 사건, 통혁당 사건, 유신 쿠데타 이후 강신옥·한승헌 변호사 사건과 10·26 김재규 사건 등을 맡았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81년 재미동포 홍선길 간첩사건에서 대법원 무죄판결을 받아낸 선생은 안기부의 보복으로 연행당해 고초를 당한 끝에 변호사협회에서 제명을 당했다. 선생은 6월항쟁 이후 88년 항고, 재항고를 거쳐 헌법소원 심판까지 청구했으나 헌재는 90년 기각결정을 내려 끝내 ‘부끄러운 사법 판례’로 남았다.
85년 민주화추진위원회 부회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순덕씨, 아들 극(사업)·영(˝)씨, 딸 은심·은숙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7시30분이다. (02)2072-2016.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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