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05 19:29
수정 : 2013.06.07 21:56
|
2012년 10월 미국 뉴욕주 컬럼비아 카운티에 기증한 원불교 원다르마센터 봉불식에 참석한 홍석현(가운데부터) 회장, 고 김윤남 원정사, 홍라희 관장.
|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모친
1962년 원불교 입교뒤 수행
교단 두번째 최고지위 얻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모이자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모친인 김윤남씨가 5일 오전 11시 열반했다. 고인은 원불교 원정사로 법명은 신타원 김혜성이다. 향년 90.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주여고를 나와 이화여대 3학년 때 전주지방법원 판사였던 홍진기 전 법무부 장관 겸 중앙일보·동양방송 창업자와 결혼했다.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6남매를 키워낸 고인은 1962년 원불교에 입교해 입문 30년째인 91년 종사가 됐다. 종사는 열반 후에는 명칭이 원정사로 바뀐다. 수행력에 따라 6단계로 등급을 나누는 원불교에서 종사는 대각여래위에 이은 둘째 단계다. 대각여래위는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 등 5명뿐이다.
저명인사의 부인인 고인이 신생 종단인 원불교에 입교할 당시 “신흥종교에 빠졌다”는 소문이 돌자, 남편 홍 회장이 부인이 보던 <원불교 전서>를 일독한 뒤 가족회의를 소집해 “(부인의) 종교생활에 대해 앞으로 누구도 간섭하지 말라”고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고인은 52살 때인 76년 만성간염이 발병해 7년간 투병하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원불교의 기도문인 일원상서원문을 50번씩 정자로 쓰는 기도생활을 했다고 한다.
고인은 원불교단에 상당한 재정적 기여를 해왔다. 2년 전엔 미국 뉴욕주 컬럼비아 카운티 50여만평에 원불교 미주총부센터인 원다르마센터를 자녀들과 힘을 모아 지어 교단에 기부했다. 당시 병중이어서 장거리 비행은 무리라는 의료진과 가족들의 만류에도 고인은 “죽더라도 평생의 소원인 원다르마센터를 보고 죽겠다”며 홍 관장과 홍석현 회장 등 자녀들과 함께 센터 완공식에 참석했다.
원불교가 국외 교직자 양성을 위해 미국 필라델피아에 설립한 미주선학센터 건물과 뉴욕 맨해튼 요지의 교당, 전북 익산의 교단훈련본부인 중도훈련원 등도 고인과 가족들이 지어 기부한 것이다.
슬하에 홍라희·석현·석조(비지에프리테일 회장)·석준(보광창업투자 회장)·석규(보광 회장)·라영(리움미술관 총괄부관장) 등 4남2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8일 오전 7시30분이며, 장례식은 원불교 교단장으로 봉행된다. 49재는 서울 흑석동 원불교 서울회관 법당에서 진행된다.
이날 빈소에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정계에서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이석현·오제세 의원 등이 조문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신영철 대법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이현재·이홍구 전 국무총리, 진념 전 경제부총리, 한상률 전 국세청장도 빈소를 찾았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이형섭 기자
cho@hani.co.kr
사진 원불교 제공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