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09 18:41
수정 : 2014.11.0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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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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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섬유산업 1세대로 코오롱그룹을 일군 이동찬(사진)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8일 별세했다. 향년 92.
1922년 경북 영일군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 정경학부를 수료한 이 명예회장은 부친인 고 이원만 코오롱 창업주를 도와 섬유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1957년 4월 부친과 함께 ‘한국나이롱주식회사’를 창립하고 국내 최초로 나일론사를 생산했으며 설립 20주년이 되던 1977년 코오롱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화학, 건설, 제약, 전자, 정보통신 등 다양한 영역의 사업을 펼쳤다.
이 명예회장은 1982년부터 1996년 1월까지 14년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았고 1983년부터 3년간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을 지내며 ‘섬유백서’를 발간하는 등 산업 발전에 앞장섰다. 대한농구협회 회장과 대한골프협회 회장, 2002 한·일월드컵대회조직위원회 초대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스포츠 발전에도 힘을 쏟았다.
1996년 코오롱그룹 회장에서 퇴임한 뒤엔 미술작품 활동에 전념해 전시회를 열어왔다. 2001년부터는 본인의 호 ‘우정’(牛汀)을 딴 ‘우정선행상’을 제정해 올해까지 수상자에게 직접 시상을 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을 비롯해 1남5녀를 뒀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코오롱그룹장으로 치러진다고 코오롱 쪽은 밝혔다. 발인은 12일 오전 5시, 장지는 경북 김천시 봉산면 금릉공원묘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논평을 내어 “이 명예회장은 섬유산업이 수출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경제계는 ‘이상은 높게 눈은 아래로’라는 고인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고인이 생전에 소망하던 노사간 산업 평화와 섬유산업의 르네상스가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9일 “14년간 본회 회장을 지내며 노사관계 안정의 기반을 마련하고 1989년에는 경제단체협의회를 설립해 재계를 이끌어온 분이기에 경영계의 슬픔은 더 크다. 앞으로도 고인의 뜻을 새겨 기업인의 사명을 준수하고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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