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7.28 18:52
수정 : 2015.07.28 18:52
결혼식도 까먹어 평생 독신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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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 칼람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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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핵폭탄의 아버지’ ‘미사일 맨’이라 불린 에이 피 제이(A. P. J) 압둘 칼람(사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
그는 이날 메갈라야주 주도 실롱에 있는 한 대학에서 강연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인도 <엔디티브이> 등이 보도했다.
칼람 전 대통령은 국방과 우주산업 분야에서 수십년간 활동한 과학자로 1982년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 소장에 올랐고, 89년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아그니 미사일을 개발했다. 특히 98년에는 라자스탄주 사막에서 실시된 2차 핵실험을 성공으로 이끌어 파키스탄과 핵폭탄 개발 경쟁을 하던 인도의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 뒤 현재 집권당이기도 한 인도국민당(BJP) 대통령 후보로 지명돼 2002년 상·하원 및 주 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89.58% 지지로 1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슬람교도로서는 사상 세 번째 대통령이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인도에서 대통령은 실질적 권한이 많지 않지만, 그는 5년의 재임기간 동안 서민과 청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남부 타밀나두주 라메스와람 섬의 가난한 이슬람 어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신문을 팔다 대통령까지 된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청렴한 금욕주의자로 이슬람 규율을 철저히 준수하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젊은 시절 결혼식 날 그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일에 빠져 있었고, 나중에 양가 어른들에게 사과편지를 보내면서 독신으로 살기로 결심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과학책을 읽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50년간 영화 한 편을 보지 못했다”고 토로한 적도 있었다. 그는 2006년 74살 때 수호이 전투기 비행에 성공한 첫번째 대통령이자 최고령 인사로 기록되기도 했다.
또 그는 시집 등 여러 권의 책을 냈으며 남인도 전통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여줬다. 2006년 한국을 방문해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이듬해에는 인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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